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학교 무상급식 중단 등으로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올해도 ‘이슈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전국적인 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대권을 꿈꾸는 홍준표 지사에게 있어 경남도정의 성공은 필수요건이다. 그동안 도정을 훌륭히 이끌어 왔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홍준표의 경남호는 지난해 수많은 사건·사고와 장기화된 경제침체 속에서도 순항했다. 항공·나노·해양플랜트 등 3개의 국가산업단지 개발을 40년 만에 동시에 확정지었으며 창원산학융합지구도 유치했다. 전국 최하위 수준의 청렴도를 11단계나 끌어올려 전국 3위로 도약시켰고 홍 지사 취임 2년 만인 지난 연말까지 5362억 원의 빚을 갚기도 했다.
하지만 홍준표 지사의 능력을 검증할 대형과제들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서부권대개발사업과 진해 글로벌테마파크사업 등이 우선 그렇다. 두 사업의 성공 여부는 그가 취임 이후 역설해온 경남미래 50년 전략사업의 순조로운 안착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이 사업들이 올해가 성공 여부의 기점이 될 것으로 보여 홍 지사에게는 올해가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요신문>은 홍준표 지사에게 도정 운영 방침과 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무상급식을 교육청 예산으로 하는 대신, 서민자녀 순수교육 분야에 예산을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미래세대가 살아갈 풍요로운 경남을 위해 경남미래 50년 전략사업과 서부권대개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둘 것이다.
우선 항공·나노·해양플랜트 등 국가산단 개발이 확정된 만큼 이를 중심으로 경남미래 50년 전략사업 추진에 전력을 다하겠다. 경남 전체를 함께 성장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서부권대개발에도 속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맞춤형 트랙과 도내 기업과의 협약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서민과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하겠다.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모든 학생들의 꿈과 용기를 북돋울 것이며 재정건전화와 혁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서부권대개발사업의 핵심인 남부내륙철도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조기착공 방안은.
▲서부경남 발전의 화룡점정이 될 남부내륙철도 건설의 조기 착수를 위해 그동안 국회, 기획재정부, 국토부, KDI 등 관련기관을 33회에 걸쳐 방문해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경남·경북 국회의원, 시장·군수들과 함께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면담해 남부내륙철도 조기착수를 촉구했다. 10월에는 국회의원·KDI 간의 예타 관련 간담회를 열었으며 기재부와 남부내륙철도 정책포럼도 개최했다. 11월에는 남부내륙철도 예산 관련 국회의원 간담회를 가졌으며 12월에는 도의회에서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해 제출하기도 했다.
현재 기재부와 KDI에서 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예타 1차 중간점검 결과 경남도가 제기한 오류·누락 사항에 대해 KDI에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는 앞으로 빠른 시일 내로 예타가 통과되고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조기 착수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지정된 국가산업 단지 발표에서 전국 4곳 중 경남에서 3곳이 선정됐다.
▲경남도가 이번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도의 미래 전략사업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전략인 ‘창조경제’와 맞물려 들어간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산업단지를 추진할 때부터 항공·나노·해양플랜트와 같이 신성장 동력산업에 중점을 두고 산업단지를 추진한 것이 정부 정책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 회의나 대통령 주재 행사마다 대통령에게 연내에 국가산단을 지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지난해 10월 28일에는 제주에서 전국체전을 앞두고 대통령과 전국시장·도지사들이 간담회가 열렸는데 그때도 청와대가 직접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실무적으로는 국가산단 지정을 위해 지난 2013년 9월부터 ‘산단 투자유치 TF팀’을 가동, 도내 앵커기업은 물론 부산·대구 등 전국 관련 기업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기업유치 활동을 전개해 왔다. 또 입주수요 확보를 위해 30개 국가산단 입주 기업과 상호협력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해 전략적으로 국가산단 지정의 당위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3곳의 국가산업단지는 어떻게 개발되나.
▲항공과 나노융합 2곳의 국가산단은 ‘산업단지 인허가 특례법’을 적용해 신속하게 지정 절차를 밟아 내년에 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산단은 올해 3월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 후 추진할 예정이다.
진주·사천 항공국가산단은 규모 436만㎡으로 올 상반기 산단 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를 거쳐 하반기 실시설계를 하고 내년 하반기 산단 분양에 들어간다. 1단계로 165만㎡을 먼저 개발하고 2017년 상반기께 입주수요가 추가로 발생하면 진주·사천 전역으로 산업단지를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입주기업은 국내외 33개 이상으로 항공기·항공부품과 연관한 업종이 주를 이루게 된다.
밀양 나노융합국가산단 규모는 342만㎡로 1단계 165만㎡을 우선 개발하고 나머지 부지는 추가로 개발할 것이다. 올해 계획수립 용역 및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내년에 사업을 착수하고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기계장비, 디스플레이 등 나노 관련 기업 50개 이상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은 올해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한 후 산단 조성을 추진한다. 총 규모는 381만㎡로 오는 2020년까지 민자 1조2664억 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무상급식과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신학기 급식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올 4월부터 경남도내 무상급식이 중단돼 학부모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일부 보도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올해 학교무상급식은 중단되지 않고 교육청 자체예산으로 지원하게 된다. 도교육청에서 제출한 2015년도 무상급식비 1125억 원은 도의회 심의과정에서 삭감 없이 원안 가결돼 예년 수준으로 정상 추진이 가능하다.
다만, 무상급식은 교육감의 공약이고 교육청 업무이므로 교육청 자체재원으로 추진되도록 도의회에서 예산을 승인했다. 교육청 재원으로 실시되는 무상급식의 재원 확충방안으로는 교육청의 불요불급한 지출 예산을 조정하고 연간 발생하는 불용액을 무상급식 예산으로 전환하면 된다. 연간 도교육청의 불용액이 1300억 원에 이르고 지원 요청한 금액이 643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도와 시군의 지원 없이 교육청 자체예산으로 충분히 추진할 수 있다.
무상급식 예산의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시·군을 통해 이뤄지는 서민자녀 기초학력 향상, 교육경비 지원, 교육여건 및 학생안전 개선사업 등 사업에 직접 지원해 저소득층과 서민층 자녀들이 더욱 촘촘히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무상급식 지원 대신에 서민자녀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겠다고 했다. 어떤 계획인지.
▲가난한 집의 자녀가 자기의 꿈을 실현하고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이 바로 교육이다. 최근 사법고시 부활을 언급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경남도는 단순히 학생에게 밥값을 지원하는 무분별한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올해부터 서민 자녀들에게 실질적으로 학습에 도움이 되는 순수 교육 분야에 예산을 집중 지원할 것이다.
도비 257억 원, 시·군비 386억 원 등 총 사업비 643억 원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도비는 서민자녀들의 학력향상이나 교육 경비에 전액 투자하고 시·군비는 각 시군의 교육환경과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 재정난과 재정 건전화가 계속 논란이 됐는데.
▲전국에 자체수입으로 인건비가 해결되는 않는 자치단체가 총 78개(시 7, 군 61, 자치구 10)에 이른다. 경남도는 18개 시·군 중 9곳이 해당된다. 이처럼 지방재정이 열악한 실정이다.
지방세의 주 수입원인 취득세와 지방소비세는 부동산 거래, 국내 경기 등 영향을 많이 받아 안정적 세원 확보 구조는 아니다. 또 세출부문도 국고보조금 등에 의존하는 형태의 재정구조를 갖고 있다.
해소 방안으로는 우선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강도 높은 재정 건전화를 추진해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도지사 취임 이후 재정건전화를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부채감축에 집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결과 취임 초 1조3500억 원에 달했던 경남도의 부채를 2년간 총 5362억 원의 빚을 갚아 1조 원 미만으로 만들었다. 매일 7억 3400만 원씩 빚을 갚은 셈이다.
아울러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의 재정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행 8:2에서 6:4로 조정하는 한편, 국가사무와 지방사무의 명확한 구분을 통해 복지 분야 등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2014 LA한인축제 농수산엑스포’ 행사 당시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LA한인축제농수산엑스포’는 1974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41회를 맞이했다. 한인 동포와 타 인종들의 문화, 경제적 교류를 통한 공동체 의식 고취를 목적으로 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국제행사다.
경남도는 도내 우수농수산물 48개 업체와 함께 행사에 참가해 2억 2500만 달러의 수출계약 성과를 거뒀다. 적극적인 미국 시장 공략을 통해 2012년 16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4배가 늘어난 수출 성장을 이룬 것이다.
올해 행사에는 오렌지카운티 지역 아리랑축제와의 연계를 통해 60여 개의 수출업체를 참여시켜 농수산물 수출 3억 달러 달성을 추진하겠다. 또 LA에 농수산식품 판매장을 설치해 대미 수출 전진기지로 구축, 주류시장 및 동부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8년까지 농·식품 수출 가공업체 200곳을 육성하고 우리 농산물의 안전성과 기능성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한 판촉전과 우수바이어 초청 상담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출시장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2014 지방자치단체 정부 3.0 추진 실적 평가’에서 경남도가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도에서 추진한 주요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정부3.0 추진실적 평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패러다임인 정부3.0 추진성과를 평가하는 것으로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 정부 등이 주요 평가분야다. 경남도는 이번 평가에서 17개 시·도 중 전국 최우수로 선정됐다. 특히 도는 혁신사례 전반에 정부3.0의 가치를 구현해 대표적 혁신사례인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가격 개선, 기업맞춤형 트랙 설치를 통한 청년 일자리 제공, 거가대교 운영 재구조화 등을 통한 재정건전화 추진, 정보공개제도 운영,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한 축제 활성화 시책 등을 펼쳤다.
아울러 경남도가 최초로 추진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독거노인에 대한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과 협업행정 추진 활성화, 온라인 정책토론 운영 등 정부3.0의 선도적 추진으로 도민 모두가 행복한 ‘당당한 경남시대’를 추구했다. 앞으로도 경남도는 개방·공유·소통·협력의 정부3.0 가치에 부합하는 다양한 정책 개발에 박차를 가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여민동락’의 도정을 구현하겠다.
―마지막으로 경남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한 해는 세월호, 오룡호 사건처럼 국민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 사건·사고가 많았으며 정치적으로도 여야가 대립만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청양의 해인 올해는 순한 양처럼 온 나라가 화합하고 번영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경남도의 지난 한 해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당당한 경남시대’의 밑그림을 그린 값진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유무형의 놀라운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많은 일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대한민국의 중심, 당당한 경남시대’를 향해 더욱 매진하겠다. 더 큰 경남, 더 강한 경남,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경남의 미래를 도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도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을 바란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