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저인플레이션 지속 현상에 대한 통화정책적 대응은 발생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의 하단에도 못 미치지만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지난 2년간 3차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완화적 통화기조가 유지됐다고 평가하고서, 공급 측면의 하방압력으로 빚어진 저물가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면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리스크를 증대시킬 수 있어 정책대응에 신중을 기해왔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지난해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보다 1.2% 오르는 데 그쳤지만 품목별 변동요인을 보면 석유류와 농산물의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률을 0.7%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농산물·석유류 제외 물가지수는 2.6%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은은 저물가가 장기화한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구조의 변화, 성장과 물가간 연계성 약화 등의 영향도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기 물가안정 목표의 하단에도 못 미치는 현상이 2012년 3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이어지면서 1998년 물가목표제 도입이후 최장 연속 이탈 기록을 냈지만, 목표를 당장 바꾸기 보다는 물가흐름의 구조적 변화와 중장기 예상 흐름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현재의 목표를 바꾸지 않고 추가 연구를 진행해 결과에 맞춰 오는 2016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물가안정 목표를 설정할 계획이다.
문상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