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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캔들은 미혼의 여성 성우 A 씨가 이혼남 B 씨를 비롯한 여러 명의 남성 성우들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방송가 안팎에 소문이 나면서 촉발됐다.
스캔들이 불거지자 극회 측은 지난 8월 23일 급히 징계위원회를 소집,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무려 6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거쳐 스캔들 관계자 3명에 대해‘6개월~1년간 자격정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극회 정관에 따르면 자격정지는 제명 다음의 중징계 조치로 이에 따라 3명은 장기간 방송활동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방송사 극회의 징계 조치 이후에 전체 성우협회 차원에서도 징계를 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아 사건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극회 측에 따르면 이번 징계는 극회 차원에서 2주간의 진상조사를 거친 뒤 정관에 따라 임원 3명과 회원 3명이 참여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열어 결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A 씨에 대해서는 극회 차원에서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A 씨는 KBS 전속 성우로 소속이 달라 극회와는 사실상 무관한 신분이기 때문이다. 스캔들이 불거지기 시작하자 A 씨는 8월 초 자신의 소속부서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 같은 희대의‘사건’이 벌어졌던 걸까. 극회 관계자 등을 통해 흘러나온 이번 성 추문의 전모는 이렇다.
아직 신출내기 급인 성우 A 씨의 남성편력이 시작된 것은 입사 초기 30대 이혼남 B 씨와 사귀면서부터다. A 씨와 B 씨는 뜨거운 관계로 발전했고 마침내 서로 결혼까지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A 씨는 이 같은‘평범한 운명’을 거부했다. 다른 몇몇 남자 성우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결혼까지 약속했던 것이다. A 씨는 동시에 여러 이성과 사귀는 이른바‘문어발식 연애’를 즐겼던 셈이다.
극회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A 씨가‘양다리’를 걸친 남성은 4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많은 극회 관계자들을 경악케 했다. 이 정도면 ‘여성판 카사노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A 씨는 B 씨와 사귀던 중 30대 중반의 유부남 C 씨와 수개월간 내연의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C 씨는 이 사실을 아내가 눈치 채는 바람에 가정이 파탄 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또 결혼을 전제로 또 다른 이혼남인 D 씨를 비롯해 미혼의 프리랜서 성우인 E 씨와도 관계를 가지며 교제를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극회 관계자는“A 씨는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남성들을 사귀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A 씨와 사귀면서 성관계를 가졌던 남성 성우들은 당시 A 씨가 다른 사람을 동시에 만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못했다고 말했다”고 기막혀했다.
그는 이어“이 바닥(방송가)은 서로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일 정도로 좁아서 소문이 정말 빠른 편인데 어떻게 지금까지 이런 일이 계속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번 스캔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A 씨와 성관계를 가진 일부 남성들이 그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 것이 일파만파로 주위에 퍼졌기 때문이었다.
이 소문은 돌고 돌아 당시 A 씨와 깊은 관계에 있던 다른 남성 성우들의 귀에도 들어갔고 이들은 급기야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여러 남자의 품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냈던 A 씨의‘문어발 행각’을 알게 된 이들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극회의 한 관계자는“어떻게 이 문제가 불거졌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일부 언론은 한 남성 성우가 술자리에서 A 씨와의 연애담을 떠벌린 것이 화근이 됐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다만 짐작컨대 소문이 나돌면서 A 씨와 관계된 남성들이 사실을 확인하려 들었고 이 과정에서 혼란이 가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극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B 씨와 C 씨는 A 씨를 사랑해서 관계를 가졌고 A 씨가 자신하고만 사귀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 씨는 ‘B 씨와 이성 관계를 정리한 후 C 씨와 교제했고 다른 남성들과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문어발식 교제는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조사 결과 A 씨는 B 씨와 C 씨뿐 아니라 D 씨와 E 씨와도 성관계를 갖고 결혼을 약속했던 것으로 밝혀져 이 같은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극회 관계자는“우리가 소문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로는 A 씨가 동시에 여러 남자를 만나며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A 씨와 사귀었던 남성들의 말을 들어보면 서로 주장하는 내용이 제각각이다”며“A 씨가 동시에 다른 남성을 사귄 것은 아니라고 하는 이도 있고 자신을 만나면서 다른 남성을 만났다고 말한 이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진 것은 확실하며 또한 이로 인해 야기된 혼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A 씨의 문어발 연애 행각이 드러나자 성우들 사이에서는‘A 씨의 남자’에 대한‘괴담’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극회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 여성과 관계를 가진은 네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재 일부 극회원들 사이에는 이들 외에도‘A씨의 남자’는 더 많다는 괴담이 돌고 있다고 한다.
극회는 그간 A 씨를 둘러싼 소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드러난 남성 성우들 가운데 책임이 크다고 판단되는 3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회 측은“만에 하나 소문의 내용대로‘A 씨의 남자들’이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스캔들이 불거지게 만든 당사자들만 징계하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며“그 이상을 파고든다는 것은 사생활 침범의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데다 극회 차원에서 규명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A 씨의 이 같은 행각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D 씨가 현재“A 씨를 사랑하며 결혼해서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극회 관계자는“징계위원회에 출두한 세 사람 모두 A 씨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밝히고 있다”며“이들은 A 씨와의 관계가 결코 불장난이 아니었으며 하나같이 결혼할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결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남성은 D 씨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A 씨도 D 씨의 이러한 의사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두 사람의 결혼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극회의 징계 조치 이후에는 전체 성우협회 차원에서도 징계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사건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KBS 성우 극회의 양지운 회장은“대부분의 성우는 건전하게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일부의 문제 때문에 성우 집단 전체의 위상과 품위에 심각한 피해가 생겼다”면서 “징계 결과를 전체 성우협회에도 통보했기 때문에 별도의 (징계) 절차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KBS 성우 극회 임원 및 회원 일동은 징계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후 “국민 앞에 사죄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영민 부회장은 극회를 대표해 나선 자리에서“국민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며,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입을 연 뒤 “성우극회는 어떤 단체보다 도덕성과 윤리성에서 우월했다고 자부했는데 충격이 크다. 이번 일을 자성의 기회로 받아들여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윤지환 프리랜서 tangohun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