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필.
그러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모르는 사실이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강남은 한강의 배 후 습지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다. 여의도 또한 모래밭이었다. 쓸모없이 버려졌던 땅들이 현재 황금의 땅이 됐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 개발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영화를 본 가수 겸 산소주의 생명운동가인 이광필 한국부동산정책연구소 소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어봤다.
이 소장에 따르면 한반도는 지리적 측면에서 구조대와 단층작용의 융기로 인해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을 갖고 있다. 오랜 침식 활동으로 산맥과 산맥 사이에 반드시 강이 만들어져 서해로 흘러나간다. 또 기상학적 측면을 살펴보면 태풍과 제트기류에 의한 집중호우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로 인해 과거 한강은 홍수가 나면 물이 퇴적물과 함께 강남, 강북으로 다 넘쳤다. 물이 넘치는 곳은 당연히 쓸모없는 곳이었다. 그렇게 형성된 대표적인 지역이 당시에는 서울시에 포함되지 않고 경기도에 속해 있던 현재의 서울 압구정동(강남구), 반포(서초구), 석촌호수와 제1, 2 롯데월드 인근 잠실(송파구) 지역이다.
그래서 정부는 한강에 대한 물 관리에 나섰다. 그 결과 충주댐으로 남한강을 관리하고 청평댐, 의암댐. 소양강댐 등으로 북한강의 물을 가둬 홍수를 조절한다.
이 소장은 “홍수를 막지 못했다면 강남과 여의도는 지금도 개발할 수 없는 불모지로 남았을 것”이라면서 “댐이 강의 수량을 조절해 홍수 통제는 물론 농업용수, 공업용수에 기여했다. 수력 발전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류의 4대 문명지도 사실은 전부 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물을 조절할 때야말로 비로소 개발이 가능하다. 당연히 계획도시를 만들 수 있다”며 “한강의 기적은 바로 댐(dam)이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제2의 강남’으로 영산강, 금강 유역을 꼽았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통해 ‘치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4대강 사업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환경 문제, 비용 문제 등 비난 받을 소지는 충분하다”면서도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번에 펴낸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대규모 치수사업 계획을 세웠으나 여러 차례 수해를 겪고도 추진하지 못했다’,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이미 보고 있다’고 자부했듯이 ‘치수’ 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영산강, 금강은 뱀처럼 휘감아 나아가는 ‘사행천 (蛇行川)’으로 과거 폭우가 오면 대홍수를 일으켜 모든 것을 쓸어버려 강 주변 지역의 개발이 불가능했다”며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댐과 보를 만든 뒤 이제는 홍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물을 조절한다는 것은 곧 국토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낙후 지역이던 영산강, 금강 유역이 앞으로 어떻게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일으킬지는 한강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