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올레길이 지난 2007년 처음 조성된 후 전국에 걷기 열풍을 몰고 왔으며 제주 올레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올레길은 바다 건너 일본까지 전파됐다. 2012년, 일본 규슈 사가현에 올레 코스가 탄생한 것이다. 이후 오이타현, 가고시마현, 미야자키현 등 많은 지역에 올레 코스가 생겨났다.
첫 올레 코스가 탄생한 사가현에는 세 코스의 올레길이 마련돼 있다. 온천으로 유명한 다케오와 우레시노, 도자기로 유명한 가라쓰에 마련된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걷기에 온천욕은 덤 ‘다케오 코스’
사가현 올레길 중 가장 오래된 코스는 다케오 올레 코스다. 규슈에 처음 올레가 도입됐을 당시 만들어진 다케오 코스는 산악 풍경과 온천 마을의 풍광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게끔 구성돼 있다. 총 코스 14.5km 중 가파른 산을 지나는 A코스와 비교적 걷기 수월한 B코스 모두 다케오 특유의 고즈넉한 주택가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다케오 신사 내 3000년이 넘은 녹나무는 빼놓을 수 없는 대표 관광지다. 녹나무는 다케오 사람들이 정신적인 힘을 얻는다는 파워 스팟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케오 코스의 마지막에는 13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온천을 자리하고 있어 오랜 걷기로 인해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역사와 전통을 한 눈에 ‘가라쓰 코스’
가라쓰 코스는 지난 2013년 12월에 만들어진 올레길로, 사가현 내에서는 다케오 올레 코스 다음으로 조성됐다. 가라쓰의 올레 코스는 제주도의 올레길과 가장 닮은 해안 올레길이어서 국내 관광객들에게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라쓰 코스를 걸으면 탁 트인 해안을 감상하며 바다의 절경을 즐길 수 있고, 400년간 이어져 온 옛길을 중심으로 성터와 옛 정취가 남아있는 촌락 등을 지나며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해송 산책로는 길이 잘 닦여있어 어린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에 적합하며 가라쓰 도자기를 직접 만드는 공방도 들러 보면 좋다.
◇광활한 자연과 고즈넉한 온천 ‘우레시노 코스’
우레시노 코스는 2014년 3월에 조성된 올레길로, 우레시노가 온천과 녹차로 유명한 만큼 여러 족탕시설이나 공중 목욕탕, 광활한 녹차 밭이 코스 내에 분포해 있다. 히젠 요시다 도자기 가마모토 회관에서 출발해 보즈바루 파일럿 다원에 이르면 광대한 녹차 밭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이죠지 신사, 메타세콰이아가 빼곡히 자리잡은 22세기 아시아의 숲, 폭포 공원 등 우레시노 내 대표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가장 마지막에 자리하고 있는 시볼트 족탕은 무료로 이용 가능해 걷기로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좋다.
무엇보다 사가현은 한국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여행하기 편리하다. 인천공항에서 사가공항으로 가는 티웨이 직항 노선을 탑승하면 80분만에 사가현에 도착할 수 있다. 현 내에는 사가공항, 우레시노, 다케오 등을 오가는 사가 쿠루쿠루 셔틀이 마련돼 있어 보다 쉽게 올레 코스를 찾을 수 있다.
사가현 올레 코스에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사가현 관광 연맹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