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12명을 위한 저녁 식사를 예약하고 싶다.”
이 얘기의 뜻이 무엇일까.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은 자신의 집을 기습한 괴한 12명과 1 대 12의 싸움을 벌이고 승리한 뒤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느닷없이 저녁 식사를 예약한다.
호텔에 투숙 죽인 존 윅은 한 여성 킬러의 기습을 받는다. 양쪽 모두 실력파 킬러인 터라 치열한 싸움을 벌이지만 결국 존 윅이 여성 킬러를 제압한다. 그리곤 프런트에서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는다. 프런트에선 소음에 대한 불만이 접수됐다며 정숙을 요구한다. 이에 존 윅이 “초대 받지 않는 손님이 와서 그렇다”고 답하자 프런트에서 되묻는다. 이번에도 느닷없다. “그럼 무슨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뭐 저녁 예약이라든가.”
영화 <존 윅>은 킬러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다. 줄거리는 다소 뻔하다. 은퇴한 킬러가 우연한 계기로 다시 킬러들의 세계로 돌아가 자신의 평온한 일상을 깬 조직과의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것. 물론 존 윅이 승리한다. 이미 수많은 영화가 다뤄온 스토리 라인인데다 킬러들의 세계 역시 이젠 다소 지겨울 정도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기존의 킬러 영화와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킬러들의 세계를 보다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다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저녁 예약’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에서 ‘저녁 예약’은 시체 처리를 의미한다. 시체 처리 및 현장 정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시체 처리 업소가 있고 거기 전화를 걸어 시체를 치워달라고 부탁하는 그들만의 은어가 바로 ‘저녁 예약’이다. 존 윅이 12명의 저녁을 예약하는 전화를 걸자 곧이어 전문가들이 그의 집을 방문한다. 얼핏 보면 청소 업체 직원들 같다. 각종 청소 장비를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선 시체를 치우고 핏자국과 총탄 등 시체가 남긴 모든 흔적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이렇게 영화 <존 윅>은 구체적으로 킬러들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 중심은 콘티넨탈 호텔이다. 이곳은 킬러들의 숙소이자 휴식처다. 킬러들은 각자의 임무에 따라 서로에게 적이 될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경쟁자다. 따라서 누군가를 죽이려는 그들은 또 누군가의 표적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콘티넨탈 호텔에선 안심할 수 있다. 이 호텔을 사용할 수 있는 킬러는 모두 ‘콘티넨탈 회원’들이며 그들은 ‘콘티넨탈의 규칙’을 지켜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이 구역에서는 어떤 일도 하면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무거운 처벌이 따른다’는 것. 결국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킬러들일지라도 콘티넨탈 호텔에선 ‘일’을 하면 안된다. 서로를 죽여야 하는 킬러들이 옆방에 투숙하고 있을지라도 호텔 복도나 로비에서 우연히 만날 경우에도 편하게 안부를 묻고 지나쳐야 한다. 물론 호텔에서 나서는 순간 다시 총칼을 겨눌지라도.
다시 말해 콘티넨탈 호텔에선 저녁 예약을 하면 안된다. 킬러들의 안식처인 콘티넨탈 호텔에서 저녁 예약, 다시 말해 시체 치울 ‘일’을 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영화에선 그 ‘콘티넨탈의 규칙’이 깨지는 장면도 나오는데 그 결과는 역시나 ‘무거운 처벌’이다.
영화 <존 윅>은 뉴욕이라는 대도시 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킬러들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이런 기발한 상상의 세계는 영화를 보는 데 큰 즐거움이 되곤 한다. 또한 총을 중심으로 한 액션이 매우 스타일리시하게 빠졌다는 부분도 영화 <존 윅>의 장점이다. 키아누 리브스의 총을 다루는 액션 솜씨는 과연 명불허전이다.
@ 초이스 기준 : 킬러들의 세계, 그들만의 법칙이 궁금하다면 클릭
기본적으로 킬링타임 무비로 손색이 없는 액션 영화로 설연휴 솔로들을 위한 영화로 추천한다. 물론 남성 솔로에게 적극 추천이다.
@ 추천 다운로드 가격 : 2000원
본래 추천 가격은 1000원 정도로 생각했지만 콘티넨탈 호텔을 중심으로 제작진이 만들어낸 새로운 킬러들의 세계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2000원으로 정했다. 이 영화는 유세프가 존 윅의 자동차를 훔치고 강아지를 살해하기까지 초반 15분가량이 매우 지루하다. 이 포인트를 잘 견뎌야 한다. 존 윅이 첫 저녁예약을 하는 30분 이후에는 영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