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플러스친구.
“요즘 의원들이 SNS 활용방안에 대해 알아보라고 난리다.”
한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가 한 말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 의원들이 젊은 인턴이나 비서들에게 SNS 업무를 맡기면서 트렌드에 맞는 활용 방안을 찾아오라는 주문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정치권에서도 과거 직접 지지자들을 만나며 자신을 홍보하던 것에서 SNS를 적극 활용하는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선거철 후보자들 캠프에 SNS 마케팅을 따로 두는 것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최근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위로 최고위원회에 입성한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덕을 봤다는 평이 많다. 1만여 페이스북 팔로어(구독자)를 자랑하는 정 의원은 위트 있는 언변과 진지한 이야기를 넘나들며 지지층의 호감을 사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정 의원의 대의원 지지율은 10%가 안 됐지만 여론조사에서 모두 20%를 넘으며 표를 휩쓸었다. 다른 의원들은 이를 ‘페북의 힘’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무성 대표의 카카오스토리.
최근 들어서는 비슷한 기능을 지녔지만 밴드보다 사용자수가 많은 카카오 서비스를 활용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와 연계된 카카오플러스친구서비스와 카카오스토리는 지지층들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각광받는 분위기다. 카카오서비스는 접근성이 가장 좋고 일대일 대화가 가능해 지지자와의 소통이 손쉽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카카오플러스친구서비스는 선거철에 법의 제한 없이 지지자들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카카오톡 사용자가 자신의 메신저를 통해 카카오플러스친구를 추가하면 카카오플러스친구가 보내는 문자를 일대일로 받아볼 수 있다. 단체방 메신저나 무분별한 문자전송이 아닌 본인 승낙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받는 이들의 거부감도 덜하다.
공직선거법 제59조 제2항에 따르면 컴퓨터 기술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은 후보자와 예비후보자만 할 수 있고 횟수는 선거기간 중 총 5회를 넘을 수 없도록 돼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컴퓨터 기술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은 SNS 양식이 아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만 해당된다.
카카오서비스는 지난 2012년 대선 때부터 활용됐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각각 68만 9599명, 문 후보는 54만 1306명의 카카오플러스친구를 모집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성과를 얻은 바 있다. 중앙선관위 자문위원인 최재용 SNS선거전략연구소장은 “카카오서비스는 일반 문자비용보다 저렴하고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데다 중장년층에 친근한 것도 장점”이라며 “선거법에는 SNS 관련 규정이 없다. 만약 SNS 등에 부정적 이슈가 많다면 규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아직은 논의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경민 의원은 SNS 활용법 중 가장 최신식인 카카오 ‘옐로우아이디’ 서비스(위)를 도입했다. 최고위원에 입성한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덕을 봤다는 평이 많다.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서울시당위원장)은 나아가 지난해부터 제공된 카카오 ‘옐로우아이디’ 서비스를 도입했다. 정치권의 SNS 활용법 중에서도 가장 최신식인 셈이다. 옐로우아이디는 카카오플러스친구의 사업자 버전으로 기능이 비슷하지만 한글로 아이디를 만들 수 있고 일대일 대화가 가능하다. 신 의원 측은 의정보고서부터 보좌진 명함까지 옐로우아이디 홍보 문구를 넣었다.
신 의원 측은 “지지자들이나 당원들과 소통확대를 위해 만들었다. 민원이나 제안이 있어도 아직까지 국회라는 문턱이 높아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가 국민들에게 어렵고 권위적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 측은 옐로우아이디에서 특성화된 일대일 대화 기능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최재용 소장은 정치권 SNS 트렌드를 이렇게 내다봤다.
“최근 정치권 SNS 풍속이 카카오톡으로 가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개방형으로 누구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정치인 신상이 노출되고 안 좋은 댓글도 달릴 수 있다. 밴드나 카카오서비스는 아는 사람들이 친구를 맺기 때문에 폐쇄적이다. 같은 정치 성향의 사람들을 관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밴드보다 카카오스토리의 인기가 더 좋아 정치권에서도 카카오 쪽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밴드는 동창회나 동호회가 많아 무분별한 초청으로 사용자들이 싫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재·보궐 선거에 나갈 후보자들도 벌써부터 카카오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총선 또한 카카오서비스가 애용될 것이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