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당초 이 예산으로 2013년까지 군산의료원 내에 심혈관센터를 증축하고 센터 내 장비 등을 보강할 계획이었다.
심혈관센터 건립은 군산지역 심혈관·뇌혈관 질환의 응급환자들이 위급한 상황 속에서 타 지역까지 이송되는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전북도는 이 예산을 군산의료원의 경영개선과 적자부분 해소를 위해 수익성이 좋은 호스피스 병동 신축과 장례식장 확충 비용으로 전용하기로 하고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변경승인을 받았다.
전북도가 심혈관센터 증축비로 확보된 국·도비를 다른 곳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데는 수익성 강화라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도 관계자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창출해야 하는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 의료수익만으로 운영해나가기 어려워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장례식장 확충사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알코올 의존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지역 특성상 군산의료원에 ‘응급 심혈관센터’ 기능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도의회 최인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군산의료원 후송환자는 원광대학병원 2008년 45.8%, 2009년 41.7%, 전북대병원 2008년 26.6%, 2009년 30.5%로 후송환자 대부분이 뇌혈관, 심혈관질환이었다.
실제 전북도가 예산 전용을 추진 중이던 지난해 7월 군산지역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2차례 병원을 옮기면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군산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 때문에 전북도가 사업변경 이유로 내세우는 의료환경 변화는 핑계에 불과하고 향후 심혈관센터의 운영 포기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더구나 군산전북대병원 설립도 환경단체의 반대로 표류 중이고 2018년 이후에도 완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수익성 제고라는 이유로 시민 건강권과 의료권 보장에 대한 당위성이 밀리게 돼 공공의료원의 ‘공공성’과 ‘수익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