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면장 오윤근.
또한 북한과의 거리가 불과 2.6㎞밖에 떨어지지 않아 철조망 너머 북한의 모습을 육안으로 생생히 볼 수 있는 곳이다. 6.25 전쟁 중에 황해도 주민들이 피난와 임시로 정착한 곳이 현재의 대룡시장으로 남아 있다. 비록 지금은 침체돼 있지만 옛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전통시장으로 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박2일과 전설의 마녀 촬영지이기도 하다.
과거 몽고 침략 시 수도를 강화도로 천도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자 자급자족의 일환으로 간척사업을 시작해 교동도에도 엄청난 면적의 농경지가 마련됐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65.1kg)을 감안할 때 교동도에서 1년간 생산되는 쌀은 교동면민은 58년, 강화군민은 약 4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그래서 교동은 옛날부터 부촌이며 남부러울 것이 없어 교동민국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특히 수도에서 가까운 교동도는 고려의 희종과 조선의 연산군, 광해군, 안평대군 등 숫한 왕족들의 유배지였던 곳이자 군사전략적 요충지로 그 위상이 대단했으며 전국 최초라 할 수 있는 교동향교가 자리하고 있어 유교문화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교동도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어머니의 품과 같이 따스함이 묻어 있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미지의 섬이자 1960~70년대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이 남아 있어 옛 고향의 향수를 자극하는 인심 좋은 고장이다. 가축이 거의 없고 공장이 전무해 오염원이 없는 그야말로 청정지역인 것이다. 지난해 교동대교 개통 이전까지는 외지인의 발길이 가뭄에 콩 나듯 하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교동도에서는 한 발 디디면 마음의 평화를 얻고 한 발 더 디디면 넉넉한 인심에 풍요로우며 한 발 더 디디면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마음이 급하거나 뭔가 특별한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교동을 방문해도 괜찮다. 그러나 평화롭게, 천천히, 고향산천을 기억하고 실향의 아픔을 뒤로하며 옛 정취를 품어보고 소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교동도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