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49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0개 그룹 220개 상장사의 2014 회계연도 배당현황을 조사한 결과, 22개 그룹 96개 상장사가 대주주일가 279명에게 7268억 원을 배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26억 5000만 원씩 받는 셈이다.
배당금 상위 100명 중 경영권 후계권에 있는 오너 3·4세가 40명이나 됐다.
이중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314억 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을 받게 됐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6억 원 배당이 확정됐고, 정몽진 KCC 회장이 168억 원,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 144억 원, 구광모 LG그룹 상무 105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배당액이 아닌 전년 대비 증가율을 따지면 이재용 부회장이 79.5%로 가장 높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0.57%(84만 403주)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주당배당금을 1만 4300원에서 2만 원으로 늘린 덕에 배당금이 크게 늘었다.
이어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 부장과 장녀 김주원 씨는 동부화재가 배당금을 주당 1000원에서 1450원으로 늘린 데 힘입어 배당금이 53.3%와 45%씩 늘었다.
정의선 부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도 지분을 보유한 그룹 내 계열사들이 배당금을 늘린 덕에 각각 35.4%와 29.4%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각 그룹들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급속히 진행되면서, 배당의 무게중심도 3·4세 후계 경영인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가장 많은 배당을 받게 된 대기업 그룹 대주주는 올해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3.38%(498만 5464주)와 삼성생명 지분 20.76%(4151만 9180주)를 보유해 각각 999억 원과 747억 원을 받는 등 총 1758억 원을 받아 재계 대주주 중 유일하게 10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735억 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30억 원으로 이건희 회장 뒤를 이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라움미술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74%(108만 3072주)를 보유, 217억 원의 배당이 결정돼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대주주 일가로서는 유일하게 배당액 상위 10위에 들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