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기 의원과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작은 사진). 오른쪽은 서청원 의원과 전병관 경희대 교수 겸 한국체육학회 회장(작은 사진).
300만 명이 넘는 회원으로 구성된 국민생활체육회는 지역 곳곳에 생활체육 종목연합회를 보유한 전국 조직으로 선거철마다 조직 동원에 대한 우려가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그동안 생활체육회장은 엄삼탁 전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를 비롯해 이강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현 인천시장,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등 대부분 정치인들이 자리를 맡아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국회의원 겸직금지법이 통과됨에 따라 이제는 정치인 등 유명인사가 아닌 체육인에게도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 후보는 경제인과 체육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체육회 내부에서는 그들이 각각 친박계인 서상기·서청원 의원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지지표가 갈리면서 총선 못지않은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서상기 의원은 후임으로 강 회장을 중앙지도부에 추천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퇴 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추천했지만 권 회장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돌연 서 의원이 회장 사퇴를 번복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이후 겸직금지법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서 회장은 박창달 전 의원 카드를 만지작거리다 강 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던 것이다.
이에 일부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사퇴한 서 의원이 강 회장을 후방 지원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투표권을 지닌 한 지역 대의원은 “구정 전에 서 의원에게 전화가 왔을 때 더 이상 선거에 관여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미리 말했다. 사퇴했기 때문에 이미 우리들에게 영향력도 크지 않다고 본다. 생활체육회가 예전처럼 예산이 부족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의원들은 체육인이 돼야한다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유도선수 출신이자 체육계에 오래 몸담은 체육인이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그를 친박계 인사로 보고 있다. 전 교수는 지난 2007년 박근혜 전 대표 지지선언에 동참하는 등 친박계와 인연이 깊다. 한 체육회 관계자는 “전 교수가 정치인은 아니지만 폴리페서에 가까우며 친박계인 서청원 의원과 유정복 시장이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에 대한 정치인들의 물밑 지원을 놓고 여권 주류 내부의 파워게임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한 정치평론가는 “정권 3년차에 들어서면 주류 힘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자리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레임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현상들이 곳곳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