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나이에 AV 배우로 데뷔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요시노 씨와 그를 AV 배우의 길로 이끈 외손녀 아야나 씨.
이러한 숙녀 열풍을 타고 관련 콘텐츠도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 작품 수가 증가하면서 내용은 점점 파격적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그 정점에 달한 것이 ‘가족 주연’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AV <기적의 공연! 실제 모녀>에서는 진짜 모녀 사이인 후지모토 마야 씨(53)와 사야 씨(31)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딸의 눈앞에서 어머니가 젊은 남성에게 범해진다는 충격적인 내용. 보는 사람은 ‘실제 모녀’라는 사실에 경악할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바로 작품이 노린 의도다. 중년여성이 나오는 유사 작품이 넘쳐나는 만큼, 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를 다뤄 고객을 잡아보려는 심산이다.
그렇다면 주인공 모녀는 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을까. 먼저 딸 사야 씨는 “어디까지나 연기라 같이 출연하는 데 특별히 저항감은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남다른 모녀지간으로 어릴 적부터 성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는 것. 처녀성을 잃었을 때도 제일 먼저 어머니에게 알렸으며, 갓 스무 살 AV에 데뷔했을 당시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말리기는커녕 “프로로서 부끄럽지 않게 분발하라”고 조언해줬다.
AV 배우로서는 딸보다 한참 후배 격인 어머니 마야 씨. 그녀는 현재 이혼 후 독신으로 지내고 있다. 그런데 마야 씨가 AV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독특하다. 다름 아니라 딸의 적극적인 권유가 있었기 때문. 마침 딸이 소속된 회사가 숙녀물 AV 여배우를 모집 중이었다. 당시 이혼했던 터라 꺼림칙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정식 면접을 거치고 순조롭게 데뷔가 결정됐다. 몇 편의 숙녀물 AV에 출연한 다음 마침내 모녀 공연에까지 이르렀다.
마야 씨는 “섹스를 좋아한다. 풍부한 인생 경험으로 인해 딸보다 연기를 잘할 자신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50대라는 나이가 한편으론 부담이었다. 상대 남자배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를 감독에게 상담하기도 했으나 “침대에서 사랑을 나눌 때는 엄연히 연인임을 잊지 말라”고 했다. 이후 어떤 젊은 남자배우와도 주눅 들지 않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연기로 칭찬받는 일도 늘어나 “AV 배우로서의 일이 무척 즐겁다”고 한다.
남다른 이 모녀의 솔직한 속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혹시 사야 씨의 딸이 AV 배우가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도 털어놨다. 사야 씨는 “세 살 난 딸이 있다. 만약 AV에 데뷔한다고 해도 15년은 지나야 하는 얘기다. 그때 어머니 나이가 68세…, 뭐 3대 공연도 가능하다면 가능할 수 있겠다”고 전했다.
AV <기적의 공연! 실제 모녀>에 함께 출연한 마야 씨와 딸 사야 씨.
두 번째 남편이 죽은 후 요시노 씨는 한참 동안 혼자 살았다고 한다. 어느 날 몸이 안 좋아 어쩔 수 없이 손녀의 신세를 지게 됐다. 그때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묻자 손녀는 그라비아 모델이라고 거짓말을 했단다. 당시 AV 배우였으나 차마 곧이곧대로 말할 수 없었던 것.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아야나 씨는 자신이 AV 배우임을 털어놨다.
사실 요시노 씨는 AV를 본 적조차 없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촬영 후 즐겁게 돌아오는 손녀의 모습을 보고 자세히 묻고 싶어졌다. “제대로(?) 연기를 한다”는 손녀의 말을 듣고, 요시노 씨는 “10년만 젊었어도 나도 일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랬더니 손녀가 사무실에 제안을 했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데뷔가 정해졌다.
손녀와 같이 출연하는 요시노 씨의 데뷔작은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지극히 평범한 할머니가 AV를 찍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요시노 씨는 “청소 중 청소기를 멈추고 말하는 장면이었는데 너무 긴장한 탓에 NG를 30번 넘게 냈다”고 말했다.
감독의 요구에 옷을 벗은 요시노 씨. 손녀가 봐도 그 모습은 70대인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서로의 섹스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두 사람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야나 씨는 “그래도 사적인 섹스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손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빛은 다정했다. “촬영현장에서 손녀의 섹스를 처음 보고 ‘정말 배우구나’ ‘대단하다’고 느꼈다. 펠라티오(오럴섹스) 방법도 내게 잘 가르쳐주더라(웃음).”
그러나 두 사람이 AV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요시노 씨의 딸, 즉 아야나 씨의 어머니는 모른다. 곧 들킬 가능성이 다분한데 아야나 씨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어머니와의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할머니가 있으니까 괜찮다”며 웃었다.
<주간포스트>는 이처럼 최근 ‘가족 주연의 AV’가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사례를 살펴보면 딸이나 손녀가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AV 배우라는 직업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젊은 여성의 성의식이 수년간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와키 다케히코 AV 작가는 “현재 일본의 AV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작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 수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내용 면에서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것. 따라서 관심을 끌기 위해 ‘가족 주연’이라는 AV가 생겨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