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남편의 내연녀에게 독살된 것으로 알려진 부인 이 아무개(43)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 1월 22일 당시 이 씨가 생전 근무하던 서울 송파구 소재 해당 은행 지점에는 이 씨가 자살한 것으로 소문이 났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 관계자는 “이 씨가 죽고 나서 해당 지점 총무팀에서 사내 게시판에 올린 부고장을 봤는데 이상했다. 장례식장 직접 방문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부고장에는 계좌를 같이 기재하는데 보통 부부라면 배우자 계좌를 적는 게 관례다. 하지만 이 씨는 여동생 계좌를 올렸는데, 남편이 근무하던 지점에서 올린 부고장에는 남편인 유 씨 계좌가 올라와 있었다. 이상하다 생각해 직원들이 이 씨가 근무하던 지점에 확인해 보니 ‘자살했다’고 하더라. 부부가 모두 직급도 되고 연봉도 꽤 되는데 ‘왜 그랬을까’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자살한 이유가 해당 은행에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더욱 커졌다. 남편의 승진 누락으로 인한 우울증이 이 씨의 자살 원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앞서의 해당 은행 관계자는 ”이 씨가 죽은 다음날 남편이 근무하던 본점에 확인해 보니 ‘남편인 유 아무개 차장이 지난 몇 년 간 승진이 누락돼 그로 인해 아내인 이 씨가 심한 우울증을 겪다 자살했다’고 소문이 났더라. 그런 소문을 들었을 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편인 유 씨가 자신의 불륜과 범죄를 숨길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회사에 헛소문을 퍼트렸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은행에 따르면 아내가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건 발생 이후 본점에서 근무하던 남편 유 씨는 강원도 지역으로 소속을 옮겼으며, 현재 보직 없이 대기 발령 상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CCTV(폐쇄회로TV) 분석을 통해 남편 유 씨의 내연녀 한 아무개(46)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이 씨가 숨진 지난 1월 22일로부터 4일이 지난 1월 26일 강원도 춘천에서 한 씨를 긴급체포한 바 있다.
유력한 용의자인 내연녀 한 씨와 달리 그동안 남편인 유 씨는 단순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지만 향후 신분이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5일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남편인 유 씨를 공범으로 생각하고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