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임은 2월 말 MBC 예능 프로그램 <띠 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주도 녹화 도중 함께 출연한 가수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가수 이재훈과 여러 제작진이 모여 녹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욕설 파문’으로 그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대외적으로 밝힌 하차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였다. 비슷한 시기 이태임은 SBS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 촬영장에서도 제작진과 언성을 높였고, 촬영 일정까지 펑크 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여자 연예인이 스캔들에 휘말린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태임처럼 공개된 촬영장에서 한 사람을 지목해 욕설을 내뱉어 논란에 휩싸이기는 처음이다.
클라라는 “성적 수치심” 발언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에이전시 계약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로부터 공갈·협박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공개돼 궁금증을 낳았던 그는 곧바로 이 회사의 이 아무개 회장을 상대로 계약해지 소송을 제기했다. 늦은 밤 술자리 동석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받은 내용으로부터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후 속속 알려진 사건의 정황과 클라라와 이 회장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내용의 추가 공개로 클라라의 주장은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거짓말 논란까지 보태졌다.
이태임과 클라라는 동갑내기다. 연기자로 데뷔한 시기는 조금 차이나지만 대중의 주목을 받은 시기는 2~3년 전부터로 비슷하다. 유명세를 더한 배경도 유사하다. 둘은 현재 연예계를 대표하는 글래머 스타다. 각종 시상식이나 화보에서 노출 의상을 과감하게 소화하며 ‘섹시스타’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했다. 한 유명 성형외과 모델로도 함께 활동했을 정도로 ‘이미지’가 겹쳤다.
게다가 최근 1년 사이 영화 주연을 맡은 점, 각 영화에서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소화했다는 점도 같다. 이태임은 지난해 개봉한 <황제를 위하여>에서 수위 높은 전라 노출과 베드신을 펼쳤다. 비슷한 시기 영화 여주인공의 노출 강도로는 가장 높은 축에 속했다. 비록 극장 흥행은 실패했지만 IP TV 등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이태임의 노출 효과가 수익으로 직결됐다는 평가가 따랐다. 클라라 역시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워킹걸> 주연으로 나섰다. 성인용품 숍 사장이라는 이색적인 역할을 맡고, 베드신은 물론 노출 의상을 두루 소화하며 자신이 가진 섹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14만 명 동원에 그쳤다.
어설픈 위기 대처 능력은 이태임과 클라라를 더 깊은 수렁에 빠트리는 모양새다. 논란에 휩싸인 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거나 솔직한 태도를 취하지 않아 오히려 반감을 키우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실패 사례”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태임은 <띠 동갑 내기 과외하기>에서 하차한 이유가 욕설 때문이라는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이후 이틀간 침묵했다. 해명은커녕 소속사 관계자 모두 외부와 연락을 끊었다. 이틀 동안 이태임과 관련한 각종 루머는 빠르게 확산됐다. 발 빠른 진화 대신 침묵으로 일관하다 ‘화’를 키운 셈이다. 이태임 측은 그제야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확한 해명과 사과보다 ‘억울하다’는 뉘앙스로 일관했다. 이로 인해 인터뷰와 연속 보도자료까지 세 차례나 공식 입장을 반복해 알려야 했다. 어설픈 대처가 부른 해프닝이다.
논란이 불거지고 3일째 이태임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욕은 잘못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참다 참다 터졌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소속사도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이틀 동안 병원에 입원했고 퇴원해 드라마 촬영장으로 복귀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이태임이 자신의 섹시 이미지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황제를 위하여> 출연 이후 신체 일부만 강조된 시선으로 자신을 봐 주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벌어진 직접적인 이유가 되지 못하는 이 같은 해명은, 오히려 누리꾼의 반감만 샀다. 아예 이태임이 욕설을 하는 녹화 테이프를 공개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결국 소속사는 또 한 번 보도자료를 내고 “촬영에 함께했던 예원, 이재훈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숙한 논란 대처 능력은 클라라도 비슷하다. 피소된 뒤 경찰 조사까지 받고 나서야 클라라는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을 해지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든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성적인 수치심”이다. 관련 내용이 알려지면서 클라라는 연예계의 뜨거운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클라라는 적극적으로 피해자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대중이 궁금해 한 건 사건이 일어난 ‘전·후 사정’이었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그가 회사와 어떤 과정으로 계약을 맺고, 왜 계약을 끝내려고 하는지에 대한 상당히 구체적인 자료가 무작위로 유포됐다. 진위 여부를 가릴 새 없이 누리꾼은 클라라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심지어 클라라는 연예계 활동조차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가 소속사와 반복되는 갈등을 이유로 그에게 ‘활동 자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뜨거운 눈총을 받는 섹시스타 이태임과 클라라가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