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최근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부당이득 환수에 대한 법안이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학수법도 이러한 정치권의 분위기와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새정치민주연합 한 관계자는 “전두환법과 유병언법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시점에서 이학수법 역시 통과된다면 부당이득 환수에 대한 ‘빅3 법안’이 탄생하는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이학수법 통과의 논쟁점인 ‘소급 입법’과 관련해서도 앞선 법안들이 참고가 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유병언법은 ‘이 법 시행 전에 행한 행위에 대해서도 이 법을 적용한다’는 부칙이 달려 있다. 박영선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병언법도 소급 적용이 가능하도록 부칙에 명시했고 선진국의 재산 환수 관련법들도 모두 소급 적용을 허용하고 있다. 세습자본주의와 관련해 그동안 교묘하게 법마다 빠져 있던 ‘사각지대’를 이번 기회에 없애야 한다”라고 했다.
이처럼 이학수법은 앞선 부당이득 환수법과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관건은 ‘재계의 벽’을 넘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법이 논의되는 시점부터 이학수법을 막기 위한 재계의 로비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전언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박영선 의원실 관계자는 “기업에서 상당히 관심이 크기 때문에 이런저런 전화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법의 당사자인 이학수 전 부회장은 삼성그룹을 떠난 이후 근황이 거의 알려진 게 없다. 현재 이 전 부회장은 부동산 임대회사인 엘앤비인베스트먼트의 사내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당사자인 김인주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학수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다”라며 말을 아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