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과거 비디오 대여시장 전성기와 비슷한 구도고 부가판권시장(인터넷 다운로드 및 TV VOD 서비스)이 확대되면서 서서히 벗는 에로 영화도 부활하고 있다. 그렇지만 매달 40~50여편의 에로 비디오를 생산해내던 국내 에로 업계는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에로업계도 과거 에로 비디오에 해당되는 야한 영화를 제작하고 있지만 양과 질에서 모두 과거의 전성기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에로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이규영과 같은 대형 스타가 탄생해야 비로소 업계의 진정한 부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신 그 공백은 상업 영화계와 외화가 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톱스타가 출연하는 극장 개봉용 한국 영화에서도 파격적인 노출이 자주 이뤄진다. 아직까진 남성 톱스타 주연과 여성 신인의 조화가 주류다. 개봉 중인 <순수의 시대>가 대표적이다.
또한 이런 빈틈을 파고드는 또 하나의 세력이 바로 일본 AV(Adult Video)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일본은 세계적인 AV 강국이다. 12일 개봉한 <젖은 팬티의 유혹>도 이런 류의 영화다. 여기서 개봉이란 극장 개봉보다는 부가판권 시장 서비스 개시를 의미한다고 보는 게 더 적합해 보인다.
‘전 세계 남성들을 팬으로 보유하고 있는 불세출의 AV 배우 호조 마키의 <젖은 팬티의 은밀한 유혹>’이라는 홍보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호조 마키가 출연한 영화다. 일본에서 미숙녀(美熟女. 아름다운 중년 여성) 붐을 주도하는 여배우로 ‘미인이면서 섹시하고 영리한 삼박자를 갖춘 배우’라는 평을 듣고 있는 배우다.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유명세가 있다. 지난 2011년 한국을 방문해 <맥심 코리아>와 <GQ>등 남성잡지의 화보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혈기 왕성한 어린 남성의 거친 도발을 미묘한 감정처리로 끊임없는 긴장감을 유지시켜 가는 호조 마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젖은 팬티의 은밀한 유혹>은 ‘중학교 때 학원 선생님이자 현재는 아버지의 여자’를 사랑하는 젊은 남성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그만큼 자극적인 소재다. 특히 이런 종류의 영화는 ‘과연 누가 누구의 욕망을 채운 것인가?’라는 의문을 마지막까지 유지해 가는 게 중요한데 <젖은 팬티의 은밀한 유혹> 역시 이런 부분을 잘 유지하고 있다.
사실 이 영화의 원제는 <Licentious Stepmother>로 번역하면 <음탕한 새엄마>다. 이런 원제가 <젖은 팬티의 은밀한 유혹>으로 바뀐 데에는 영화에서 젖은 팬티가 묘하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