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인천의 송일국 씨를 비롯해 충남 공주에 ‘메이저리거’ 박찬호 씨가, 김해시장에 도전했던 ‘천하장사’ 이만기 씨 등의 출마설이 번지고 있다. 여기에 염정아 황혜영 등 스타 아내의 내조를 받고 있는 남편들의 출마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올해 총선에는 선거구제 개편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서 정치 신인들의 정계 진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셀럽들의 출마설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배우 송일국 총선 출마설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7일 송일국이 세쌍둥이 대한·민국·만세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성화 봉송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송 씨의 지역 사랑에 지역 정가에서는 선거구제 개편 등으로 황우여 부총리의 인천 연수구가 분구될 경우 송 씨가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어머니인 김을동 의원을 비롯해 송 씨 측은 출마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홍보대사 격으로 부상한 송 씨의 출마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박찬대 새정치민주연합 인천 연수 지역위원장은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송 씨는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잘 생기고 매력적이고 나오는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있다”며 “지역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말은 파다하게 많이 나오니 주변 분들이 송 씨에게 묻는 듯하다. 주변에서 물어보면 송 씨는 답변을 (아니라고) 일관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천 연수구는 꾸준히 인구수가 증가하고 있어 지역구가 나뉠 가능성도 높다. 박 위원장은 “지역구 조정의 변수는 많이 있지만 헌재가 결정한 인구수로만 본다면 분구 1순위가 연수구다. 송도 등 신도시에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내년 총선에 적용될지 알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분구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예측했다.
정치권에서는 송 씨가 출마할 경우 국회 입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송 씨 집안은 김좌진 장군의 아들 김두한과 그의 딸 김을동까지 2대째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다. 한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만약 지금 송 씨가 나온다면 야당은 누가 나오더라도 진다”고 단언하며 “김을동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면 모자가 함께 나올 수 없으니 김 의원이 은퇴한 뒤에야 출마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화된다면 이번 총선보다는 다음 총선에 인천이나 김 의원의 지역구를 받아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씨의 출마 움직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보수 성향의 공주 지역은 초선인 박수현 새정치연합 의원이 지키고 있는 곳. 선거구제 개편으로 이완구 총리 지역구인 충남 부여·청양과의 병합 가능성이 변수다.
박수현 의원 측 관계자는 “지역구 통합 여부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공주가 여당 강세 지역이기도 하고 이완구 총리 지역구는 여당 성향이 더 강한 곳이라 여러 가지로 고심 중”이라며 “박찬호 씨 출마에 대해서 지역정가에서 구체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없다. 지금은 기존 정치권에서 활동하던 새누리당 측 정치인들이 하마평에 나오고 있는데 이들도 물밑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씨와 친분이 깊은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씨는 여론조사 상으로는 무조건 당선이다. 지난 김해시장 새누리당 후보 공천에서 떨어진 이유는 지역 정치인들이 그 바닥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상향식 공천을 통해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확대되면 도전해볼 만하다. 최근 만나서 이런 의견을 전했다”고 귀띔했다. 경남 지역은 정치신인이 도전할 만한 기회가 곳곳에 있다. 김맹곤 김해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중이며 안준태 부산 사하을 당협위원장과 조현룡 의원(의령·함안·합천)도 비리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여자 연예인들의 남편도 총선 출마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 번도 정치적 입장을 표하지 않았지만 부인의 활동이 있을 때마다 출마가 언급되는 탤런트 염정아 씨의 남편 허일 씨가 대표적이다. 염정아 씨는 결혼하면서 남편의 병원 근처에 위치한 화성 동탄(화성을 지역구)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허 씨의 출마설은 아내의 활동에 의해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
왼쪽부터 허일, 김경록.
화성을은 야당 강세 지역으로 새정치연합 당직자 출신인 이원욱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의원이 텃밭을 다지고 있는 만큼 허 씨가 출마하게 된다면 새누리당 쪽이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나온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허 씨는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염정아 씨의 활동에 대해 정가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염정아 씨 혼자만 주목받는 정도”라며 “다만 새누리당에 강력한 후보가 없기 때문에 공천에서 어떤 후보를 낼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혼성그룹 ‘투투’ 출신 황혜영 씨의 남편이자 지난 19대 총선에 도전했던 김경록 씨도 20대에 재도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부대변인 출신인 김 씨는 안양시 동안갑 출마를 선언했지만 자체 경선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황혜영 씨는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를 밝히면서 감동을 안겼다. 최근 그는 MBN 버라이어티 쇼 <언니들의 선택>에 출연해 남편이 일을 그만두고 쌍둥이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황 씨가 연예 활동을 통해 꾸준히 남편과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내년 총선 출마설도 제기되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인 김경록 씨는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정치와 상관없이 살고 있다. 가정에 충실하면서 지내는 중”이라며, 출마설에 대해서는 “아직은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유명인사들이 당장 긍정적 답변을 내놓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평가다. 한 정치 관계자는 “유명인사들의 경우 섣불리 나섰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으니 지금 조심스러운 건 당연하다. 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굴지만 선거철마다 돕는 연예인들이나 유명 인사들도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