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비사 박근수 경장, 기장 최승호 경위, 부기장 백동흠 경위, 응급구조사 장용훈 순경.
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의 사고 헬기는 지난 13일 맹장염 증세로 고통 받던 7살 어린이를 이송하려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안 인근에 추락했다. 헬기에는 기장 최승호 경위(52)와 부기장 백동흠 경위(46), 응급 구조사 장용훈 순경(29), 정비사 박근수 경장(29) 등 4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박 경장이 사고 해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다른 3명의 대원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된 최 경위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 1986년부터 해군 헬기를 조종하며 영해를 지킨 베테랑이다. 그는 28년 10개월간 근무하며 헬기 운항 시간이 총 3583시간에 이른다.
지난 2006년 소령으로 예편한 뒤에는 해경으로 소속을 바꿨다. 1남 1녀를 둔 가장인 최 경위는 지난달 16일 서해해경본부항공단으로 발령받아 한 달 가까이 섬 지역 응급환자 이송, 구조 업무를 묵묵히 수행했다. 후배들의 신망도 두텁다. 후배들은 과묵하지만 다정다감하고,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 애쓰던 선배로 최 경위를 기억하고 있다.
실종된 부기장 백 경위도 1992년부터 22년 경력을 지닌 ‘바다의 파수꾼’이다. 해군 근무 당시 3함대에서 근무해 서해 하늘 길과 섬 지형에 익숙하다. 지난해 2월부터 해경에서 헬기 조종간을 잡았다.
백 경위는 매일 맛있는 도시락을 챙겨주는 아내를 부끄럽게 자랑했던 가장이었다. 최근에는 딸이 카톨릭대 간호학과에 입학했다며 항상 자랑스러워했던 자상한 아버지지기도 했다.
실종된 장 순경은 지난 2013년 4월 해경에 몸담았다. 1남 6녀 가운데 막내이자 독자다. 광주 보건대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 든든한 동료이자 동반자인 아내와 결혼해 갓 돌을 넘긴 아들을 얻은 새내기 가장이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참사 당시에는 잠수사들의 응급 의료지원에 참여했다. 특히 그는 응급구조사 일에 대한 사명감이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숨진 채로 발견된 박 경장은 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를 졸업했다. 박 경장은 지난해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는 동료가 소개시켜 준 여자친구와 2년여의 연예 끝에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다.
한편 사고 나흘이 지난 16일 현재 해경은 대형함정 9척을 비롯해 18척의 함정과 항공기 6대 등을 동원해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최선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