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N 방송화면 캡처
이번 총선 투표의 최대 관심사는 베냐민 네탸나후 총리의 재집권 여부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6년째 집권 중인데,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4년간 더 집권하게 된다. 앞서 1990년대 중반 집권했던 3년까지 합하면 총 재임기간은 13년, 역대 최장수 총리인 벤구리온의 12년 5개월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네타냐후의 4선 총리 역임은 어려워보인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22석인 반면, 중도좌파인 시오니스트 연합이 26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왔다.
총선을 시행하게 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4년 말 ‘유대민족국가 기본법’ 제정을 놓고 연립정권 안에서 갈등이 빚어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의회를 조기 해산 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유대민족국가 기본법’은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민족국가로 규정하는 기본법이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 기본법 제정에 대해 “인종 차별적인데다 팔레스타인과 긴장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스라엘 유력지 <하레츠>는 “이 법은 다른 법에 우선하도록 제정될 것이므로 모든 법이 유대민족이 우선하는 관점으로 해석될 것”이라며 “정부는 인권과 존엄성을 훼손하는 이 부끄러운 차별법을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렇듯 비난과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우파의 힘을 빌기 위해 연립정부를 해체한 것이다.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는 총리직을 지키기 위해 매번 보수 성향의 이스라엘 민심에 기대왔다. 지난 2008년 가자전쟁과 2014년의 가자교전때도 그러했다. 총선을 앞두고 그는 오바마 미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을 강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이스라엘 민심은 오히려 네타냐후 총리에서 멀어지는 듯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한 지난 6년간 이스라엘의 주택가격은 55% 이상 상승했다. 국민의 41%가 높은 물가로 인해 채무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간 2번의 전쟁으로 막대한 재정을 국방비에 쏟아 부은 것도 큰 타격이었다. 지난해 가자 교전때문에 이스라엘 교육예산이 1/4이나 삭감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덕분에 네타냐후 총리를 누르고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당 당수 이삭 헤르조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아버지 하임 헤르조그는 지난 1983년부터 10년간 이스라엘 6대 대통령으로 재임했고, 삼촌인 아바 에반은 외무장관을 지냈다.
이삭 헤르조그 당수 역시 주택건설부와 관광부 장관직을 거쳤다. 나이도 네타냐후 총리보다 11살이나 적은 54살이다. 헤르조그 당수는 총리가 되면 저렴한 주택공급, 의료 등 복지프로그램에 17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총선 결과 전망과 관련해 CNN은 헤르조그 당수가 차기 총리가 되면 미국 백악관과의 관계 회복이 수월해질 것이며 네타냐후 총리가 재선되면 양국관계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CNN은 총선 이후 이스라엘 정부의 과제로 △미국과의 관계 회복 △이란 대치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사회 양극화 심화 △국제무대에서의 이스라엘의 고립 해결 등 5가지를 들었다.
정지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