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시장 “할머니 뜻 이어 더불어 사는 광주공동체 건설 매진”
할머니가 전통시장 대인시장에 백반집 문을 연 것은 지난 2010년 8월께다. 애초 죽 집을 차리려 했다가 차라리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천원 백반 식당 ‘해 뜨는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암투병에 들어간 2012년 5월까지 줄곧 1식 3찬과 된장국이 나오는 백반을 1천원에 팔았다.
이 밥상은 시장에 채소를 팔러 왔지만 돈을 아끼려고 끼니를 거르는 할머니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한 끼 이상의 행복을 전해줬다.
천원 백반집에는 날이 갈수록 손님이 늘어 하루 100여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김씨는 한 달 평균 100만∼200만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계속 행복밥상을 차렸다.
매달 쌀을 기증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연탄을 몇백 장씩 가져다주거나 김치를 담가주는 등 도움이 끊이지 않았다. 밥값으로 만원짜리 몇 장 건네며 “이것밖에 못 드려 죄송하다”는 손님도 있었다.
그러나 천원 식당은 김 할머니가 지난 2012년께 대장암으로 쓰러지면서 잠시 문을 닫았다.
김 할머니의 암투병 소식에 주변 기업과 시장상인들, 시민들이 돕기에 나서 천원식당은 1년 만에 이들에 의해 다시 따뜻한 나눔의 밥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암이 악화돼 1년 시한부 판정을 받은 김 할머니는 그동안 먼발치에 자신의 일군 천원식당의 기적을 지켜보다 이날 영면했다.
김 할머니는 “식당을 계속 이어가 주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세상에 남긴 천원짜리 ‘행복 밥상’은 대인시장 상인회가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계속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김 할머니의 장례식장은 광주 성요한병원에 마련됐다. 광주에는 이날 오전부터 하루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며 김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윤장현 광주시장은 18일 김선자 할머니의 타계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윤 시장은 이날 ‘김선자 할머니 타계에 부쳐’라는 애도의 글을 통해 “비보를 접하고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1천원 밥상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밥상이요, 가장 배부른 밥상일 것이다”면서 “할머니의 삶은 곧 `광주 정신‘의 다른 이름입니다. 그 뜻을 이어받아 단 한사람도 낙오됨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광주공동체를 건설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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