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잘못으로 16개월 아이가 3도 화상을 입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젖병을 소독하기 위해 끓이던 물을 실수로 아이의 목과 등에 쏟게 된 것. 당황한 보육교사가 이미 피부에 들러붙은 아이의 옷을 황급히 벗기는 바람에 살갗이 떨어져 더 큰 상처로 이어졌다. 화상을 입었을 때 재빨리 화기를 빼기 위해 옷을 벗기기도 하지만 피부에 달라붙은 상태라면 절대 금물. 이처럼 위급 상황에서 올바른 대처법을 알고 있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혹시 아이가 다치거나 아파서 119구급대에 도움을 청한 경우 다음 사항을 잊지 말자.
1 정확한 위치를 알린다
아이가 아프면 놀란 나머지 횡설수설하게 마련. 그러나 위급 상황일수록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야 한다. 우선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이야기하자. 집이나 건물에 설치된 유선전화의 경우 주소 검색이 되지만 이사한 뒤 주소 이전을 하지 않았거나 휴대전화인 경우에는 반드시 주소를 알려줘야 한다. 자신의 현재 위치를 모르는 경우에는 근처에 보이는 건물명이나 건물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구조대에서 검색해 출동할 수 있다.
2 아이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한다
구급차량에도 상황별 응급처치에 필요한 장비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연령과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어떤 것 때문에 다치게 되었는지 아이의 몸 상태를 자세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아이가 다쳤어요. 빨리 와주세요”, “아이가 열이 심해요” 등 용건만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면 상황에 맞는 장비를 챙기기 어렵다. 119구급대가 출동하며 전화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전화기는 항상 가까이 둘 것.
팔 길게 쓸어 올리기
한 손은 아이의 손목을 잡고, 한손은 겨드랑이 쪽을 향해 길게 미끄러 지듯 한 번에 쓸어 올린다. 이때 겨드랑이를 가볍게 돌리듯 마무리하는 게 포인트. 겨드랑이 임파절의 울혈을 예방하는 정맥귀환식 림프 마사지를 통해 면역 기능의 회복과 활성화를 돕는다.
3 모바일 119 애플리케이션 이용
모바일용 119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신고할 경우 현재 위치 파악은 물론 119구급대에 사진 전송도 가능해 아이의 상태를 좀 더 정확하게 알릴 수 있어 다운로드해두면 유용하다.
119구급대원이 조언하는 상황별 응급처치 요령
고열인 경우
체온이 37~38℃ 이상인 경우에는 우선 해열제를 먹인다. 옷을 벗겨도 떨지 않도록 실내를 따뜻하게 한 뒤 옷을 벗기고 미온수에 적신 물수건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닦아준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온몸의 열을 빼앗기 때문에 열을 빨리 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NG 주변이 춥거나 아이가 몸을 심하게 떠는 경우에는 몸을 닦아주는 것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 몸을 떠는 것은 열을 발생시키려는 근골격계 운동으로 온몸에 열을 더 발생시키기 때문. 열을 식히기 위해 온몸을 물에 담그는 것도 피해야 한다.
경련이 나타난 경우
고열에 의한 경련이 발생하면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므로 자칫 혀를 깨물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아이가 몸을 심하게 떨 때는 돌돌 만 손수건을 입에 물려줄 것. 또한 주변 사물에 부딪혀 다치지 않도록 평평한 곳에 눕히고 안정을 취하도록 돌보자.
NG 온몸을 주무르는 것은 경련을 멈추는 데 별 효과가 없으니 스스로 멈추도록 기다릴 것.
유독 물질을 삼켰을 때
119구급대에 곧바로 신고하고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로 구성된 119의료지도팀의 상담을 받으며 신속히 병원에 데려간다.
NG 유독 물질을 삼킨 경우 구토를 유도하면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갈 것.
이물질이 목에 걸렸을 때
기도가 이물질에 막혀 호흡이 안 될 경우 심장이 멎을 수 있고 심정지로 인해 뇌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12개월 이전인 경우 엄마가 한 손으로 아이의 목을 받치고 가슴을 5회 압박하고, 등(견갑골 중간)을 5회 치는 동작을 반복한다. 가슴 압박 시 양쪽 젖꼭지 한가운데 검지를 대고 중지, 약지까지 일자로 얹은 다음 검지를 뗀다. 중지, 약지만으로 5회 압박한 뒤 아이를 뒤집어 양쪽 등뼈 가운데를 밀듯이 5회 친다. 가슴과 등 압박을 반복하되 연령에 따라 강도를 조절할 것. 돌이 지난 아이라면 명치와 배꼽 사이에 주먹을 대고 위로 올리듯 압박하는 하임리히법을 실시할 것. 단, 하임리히법으로 응급처치를 한 경우에는 복부 압박이 심하므로 병원에서 장기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NG 이물질이 보인다고 손가락을 넣어 꺼내려 하면 아이가 입을 다물어 손을 깨물릴 수 있고, 오히려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날카로운 것에 베였을 때
아이가 스스로 걷거나 뛸 수 있게 되면 집 안 곳곳 가구의 모서리나 날카로운 부분에 부딪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빈번하다. 우선 상처 난 피부는 생리식염수로 씻어낼 것. 출혈이 심할 경우 깨끗한 수건으로 누르고 상처 부위가 심장보다 위쪽에 위치하도록 한다. 하체에 상처를 입었다면 바닥에 누워 다리를 벽에 대고 있게 할 것. 거즈나 붕대를 감았는데도 계속 피가 배어나온다면 거즈를 덧대어 감싸준다. 처음 감았던 붕대를 제거하려다 더 큰 출혈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NG 휴지로 상처 부위를 지혈하면 휴지의 세균으로 인해 이차감염이 생길 수 있고, 피부에 들러붙은 휴지를 제거하기 어려워 치료 시기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상처 부위에 가루 지혈제를 뿌릴 경우 치료 시 세척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직접 압박해 지혈하는 것이 좋다.
화상을 입었을 때
화상 부위를 흐르는 차가운 물에 대줘 화기를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화상에 의해 생긴 물집은 터트리지 말 것. 병원에서 처치를 받아야 2차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뜨거운 물에 데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화상 부위의 화기를 빼는 것이 급선무다. 자칫 옷이 녹아 살갗에 들러붙을 수 있으므로 옷을 벗기기보다는 가위로 잘라내는 것이 안전하다.
NG 빨리 화기를 빼기 위해 화상 부위에 얼음을 댈 경우 피부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간다. 살갗에 옷이 들어붙었을 때 일부러 떼어내려 하면 더 큰 손상을 유발하므로 절대 금물.
약을 먹었을 때
아이가 집에 있는 약을 먹은 경우에는 어떤 약을, 얼마나 먹었는지가 중요하다. 약봉지를 통해 어떤 약인지, 얼마나 먹었는지, 먹은 지 얼마나 됐는지 체크할 것. 모바일용 약품정보검색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약의 모양과 색깔 등으로 어떤 약인지 검색할 수 있다. 먹은 지 30분이 안되고 의식이 명료한 경우에는 구토를 유도해도 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면 빨리 병원에 데려가 복약한 약을 배출해주는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NG 만일 아이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구토를 할 경우 토사물이 기도를 막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문틈에 손가락을 끼어 다쳤을 때
창문이나 문에 손가락·발가락이 꼈을 때는 피부 상처뿐 아니라 골절 유무도 확인해야 한다. 출혈이 있다면 서둘러 지혈하고, 뼈의 변형이나 골절이 예상되면 우선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조대가 오기 전 택배 상자 같은 두꺼운 종이를 이용해 고정해두면 2차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NG 육안으로는 괜찮아 보일 수 있지만 골절 위험이 있으니 함부로 상처 부위를 건드리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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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원지 기자/ 사진 이성우/ 도움말 경소영/ 도움말 김보람(용산소방서 안전교육 소방교) / 소품협찬 올드시티(031-258-9920, www.oldc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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