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후 자타공인 검찰 최정예 조직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청사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돈다. 밤새도록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은 기본이다.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까닭에서다. 그러데 사실 포스코건설, 경남기업을 제외하곤 새롭게 시작한 수사는 없다. 지지부진하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거나 잠시 덮어놨던 수사를 재개봉하는 건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 1월 계열사 자금 횡령 및 군 공사 금품 로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일요신문> 1184호 보도)이 최근 이뤄지고 있는 수사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 회장 수사를 위해 계좌를 추적하다 수상한 자금이 발견됐고, 이를 쫓는 과정에서 지난 정권 실세들의 비자금 흔적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이 친이계의 비자금 통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휴게소 재벌’로 알려진 최 회장은 재계에서 마당발 인맥으로 유명한데 이를 활용해 관급공사를 많이 따내 사세를 키워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 5월 31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석상에서 한 골프장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은 주말에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문화 행사를 여는 골프장이 있다고 소개하며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골프장은 다름 아닌 대보그룹이 운영하는 서원밸리CC다. 대보 핵심 계열사 대보건설 임원들은 4대강 사업 참여 공로로 이명박 정부 당시 훈장을 받기도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