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배당주 매력이 커졌다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배당투자의 기본은 안정성이다. 꾸준히 일정수준 이상의 현금을 벌어들이고, 큰 부침 없이 배당을 지속적으로 하는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보통 4분기를 앞둔 8~9월께 배당주를 추천하는 증권사들의 리포트들이 많이 나오지만, 올해는 배당투자가 좀 더 일찍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LIG투자증권은 최근 3년간 안정적으로 배당을 실시해 온 시가 기준 배당수익률 상위 기업과 2015년 배당금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유망 종목으로 압축했다. 이 기준에 따라 시가배당률이 높은 기업은 KT&G(4.25%), SK텔레콤(3.32%), GS홈쇼핑(3.29%), 포스코(3.01%) 등의 순이었다.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포스코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악재가 있는 곳은 없다. 올해 배당금 상승률(예상치) 상위 종목은 LG유플러스(58.33%), 삼성증권(51.32%)이 차지했다. 지금 주가에 매입해 예상대로 배당금이 오른다면 시가배당률은 각각 2.17%, 2.2%가 된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배당을 많이 늘린 기업을 유망 종목으로 봤다. 배당을 크게 늘렸다는 것은 그만큼 올해 실적에 자신이 있다는 간접적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상승률이 100% 넘는 곳만 추리면 삼성생명, LG전자, SK텔레콤,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현대차, 삼성화재, 기아차, GS, LG, 이마트 등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들 종목 가운데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이 없다. 1분기 실적에 따라 연간 실적개선이 유력하다면 사서 담아둘 만한 셈이다.
배당수익 외에 주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가능성은 어떨까. 배당 기대 덕분에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많을 테니 주가가 오를 수 있지 않을까? 교과서적으로는 그렇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유진증권 박석현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경기, 특히 투자부문이 대외 환경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아 금리인하 영향을 너무 크게 보기 어렵고 금리인하에 따른 우선적 정책목표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보다는 가계부채 관리여서 자산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의 금리인하 결정을 거치면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살리지 못했는데, 미래를 먹고 사는 주식시장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해외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시기에 배당수익률이 예금금리를 넘어섰는데, 이후 배당수익률-예금금리 간 격차(Spread)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예금금리를 넘어선 지 오래고 예금금리도 낮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했지만 주식시장 역시 박스권 흐름만 장기간 이어졌다. 주식자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배당수익률과 예금금리의 격차가 축소되면서 주가는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기록하지는 못했고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유출 역시 지속됐다. 이자수익률 대비 여전히 배당수익률이 낮은 데다, 자본차손에 대한 우려가 컸던 탓이다.
LIG투자증권 염동찬 연구원은 “저위험 저수익을 추구하던 투자자들이 낮아진 수익률로 다른 자산을 찾아 이동할 때, 곧바로 고위험 고수익 자산군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오히려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며 대형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점쳤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