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엘리베이터 본사 및 공장.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AG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정기 주총에서 추진 중인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24일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회사가 발행할 주식 총수를 현행 2000만 주에서 6000만 주로 늘리고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종류주식 등 다양한 증권의 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을 올렸다.
이에 대해 쉰들러홀딩스AG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이 발표한대로 회사 현금보유액이 1150억 원인 점을 고려할 때, 정관변경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쉰들러홀딩스AG는 “오히려 정관변경 추진은 회사와 소수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대그룹 계열사를 지배할 목적으로 회사의 재산을 계속 유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회사의 의사결정이 적절한지 여부를 소수주주들이 견제하지 못하도록 소수주주 지분을 희석시킴으로써, 회사 경영진이 의심스럽거나 정당하지 못한 거래를 하거나 유상증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4년간 현대엘리베이터가 4차례에 걸쳐 6000억 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이미 실행했다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주총에서 수권자본확대를 두고 현정은 회장 측과 쉰들러홀딩스AG의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권자본 확대 안건은 기존의 보통 결의와 달리 특별 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된다.
현재 현정은 회장과 특별관계자가 지분은 30%에 육박하며, 우호 지분을 합치면 4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쉰들러홀딩스AG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21.4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쉰들러홀딩스AG는 이번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힘으로써 그동안 눈치를 살피던 다른 주주들도 반대 의견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