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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는다고 모두가 섹시한 건 아니다’는 본인의 주장처럼, ‘원조 섹시 퀸’ 김지현은 맨살을 마구 드러내지 않아도 충분히 섹시했다. 아니, 오히려 더욱 여성스럽고 원숙해진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오랜만에 방송에 나선 그녀는 갓 데뷔한 신인처럼 들뜨고 설레는 모습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어린 가수들이 워낙 많아서 긴장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기성 가수들도 활약이 크고 반응이 좋아서 용기를 얻었죠. 가수로 컴백한 건 이미 각오를 다진 거고 그보단 방송에 적응하기가 어렵네요. 2집 발표 후 오늘(3월14일) 처음으로 방송에 나섰거든요.” 스스로 ‘바보가 된 거 같았다’고 하면서도 마냥 신이 났다. 그녀는 카메라와 뜨거운 조명과 환호성 아래서 더욱 힘을 얻는 체질인가 보다.
2집 발표와 더불어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직비디오 얘기가 궁금했다. 워낙 ‘섹시하다’란 단어와 잘 어울리는 그녀지만 ‘The blues’에서는 동성애와 반라 연기를 직접 했다니 어렵지 않았을까. 민망스럽진 않았을까.
“이 정도로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처음에 뮤직비디오 내용을 들었을 때는 이걸 어떻게 하나 싶어 부담이 됐죠.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상대인 일본인 여배우가 참 잘 해줘서 거의 힘들이지 않고 ‘그냥’ 끝냈어요. 연기 자체로는 어려울 게 없었죠. 그냥 일상이거든요. 두 여자가 한집에 살고, 끌어안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런 거였어요. 누드? 베드신? 누드야 집에 있다보면 벗을 수도 있는 거고, 베드신은 음, 베드가 들어가니까 베드신 나오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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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동성애와 누드 연기를 했다니까 ‘혹시 레즈비언 아니냐?’라고 저에 대해 묻는 사람도 있대요. 그건 배역일 뿐인데도 전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남자 좋아해요’라고 얘기해야 돼요. 차라리 스캔들이 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인 걸요.”
다른 가수에 비해 유독 김지현에게 이런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당하게 ‘섹시한 게 좋다’고 말하는 ‘화통한’ 그녀의 성격 탓인지도 모른다. 약간의 노출과 몸짓만으로 섹시한 분위기를 만드는 건 김지현만이 할 수 있던 트레이드마크. 룰라 시절부터 고정된 섹시 이미지지만 김지현은 마다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그런 당당함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또래 가수들 사이에서도 찾기 힘든 것이었다.
“‘섹시하다’란 건 여자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잖아요. 여자라면 누구나 거울 보면서 스스로 예쁘고 섹시해 보이길 원할 거예요. 누구라도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몸매를 갖고 싶어하고, 간직하고 싶어하고, 그 모습을 남기고 싶어할 거예요. 다만 남이 하는 걸 보고는 공연히 도마 위에 올릴 뿐이죠. 내가 하면 사랑,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심리처럼요. 저도 어릴 땐 ‘섹시하다’란 말을 듣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추세가 ‘섹시미’를 추구하고 있으니 그런 찬사를 들으면 기분 좋죠.”
김지현은 당분간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The blues’의 뮤직비디오만 내보낼 생각이다. 본격적인 가수 활동은 4월 중순부터 시작하고, 타이틀곡도 바꿔 나갈 예정. ‘가수 김지현’으로서는 아직 한 달 정도의 유예기간이 있는 셈이다.
‘영화배우 김지현’으로 복귀할 가능성 역시 열어뒀다. 이젠 탤런트가 코미디언을 하고, 개그맨이 가수를 하는 종합엔터테이너 시대인데 가수가 영화배우로 성공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 로맨틱코미디나 <미녀삼총사> 같은 액션 영화라면 자신 있으니 언제든지 나설 생각이란다.
“예전에는 조금만 살을 드러내도 제재가 심했어요. 외국 가수들이었으면 이랬겠나 싶어 억울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또 다르네요. 많은 분들이 이번 앨범에 대해 좋게 봐주셔서 고마움을 느껴요. 제가 하는 모든 것이 미래를 위한 도전이니 앞으로도 잘 지켜봐 주세요.”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