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D-100일 전국 순회홍보단 출정식. 왼쪽 작은 사진은 광주국제행사성공시민협의회가 남북단일팀 염원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한 모습.
남북 단일팀 구성, 판문점 성화 봉송, 북한 응원단 참가 등 3대 빅 이벤트의 성사 여부가 대회 흥행을 판가름할 것이란 점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 2002 부산아시아경기대회와 2003년 대구하계U대회,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는 단일팀이 아닌 북한선수단 단독으로 참가했지만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 남북한 정세나 정부의 의지 등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한 긴장상태가 많이 완화됐다고는 하나 조건을 단 북측의 대화 요구로 인해 평행선을 달리는 등 냉기류마저 감돌고 있다. 이로 인해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성화 봉송 문제 등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금까지 축구와 탁구 등 단일종목에선 팀이 구성되기도 했으나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등 ‘종합대회’에선 전례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광주U대회에서 종합경기 사상 최초로 단일팀이 구성되면 대회 성공개최는 물론 남북 화해·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단일팀 구성은 지난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같은 해 5월 포르투갈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2011년 국제탁구 친선대회 등 세 차례다. 조직위는 광주U대회를 통한 남북평화의 상징성을 담기위해 여자축구 등 1~2개 종목에서 남북단일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치 녹록지 않다. 최근 정부가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대회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3월 10일 “정부는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간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다만 단일팀 구성 관련해서는 남북관계 및 국민정서와의 조화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부는 단일팀 구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361명)과 2003년 대구 하계U대회(344명) 파견된 ‘미녀군단’ 북한 응원단 참가 여부도 불투명하다. 조직위는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한 성화를 임진각에서 하나로 합화(合火)해 광주로 내려오는 성화 봉송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광주U대회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큰 걸림돌이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가 임진각에서 합화돼 부산 행사장으로 향한 사례가 있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 전경.
북한 응원단 참가 문제 또한 광주U대회에 대한 정부의 태도 여하에 따라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북한은 지난 3일 이번 대회에 8개 종목 108명의 선수·임원을 파견하는 내용의 공식참가신청서를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을 통해 보내왔다. 정부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에 들어간 경비로 총 5억 5000여만 원 정도를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응원단에 대한 지원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북한 응원단의 참가 자체가 무산됐다는 점에서 광주 U대회의 지원규모에 따라 북한 응원단의 참여 가능성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선 ‘남북 3대 이벤트’가 대회 성공 개최는 물론 경색돼 있는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도 성사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광주 U대회는 국제정치 등과는 무관한 전 세계 대학생들의 대형 이벤트라는 점에서 정부가 최근 남북관계 등을 이유로 단일팀 구성 불가 의사를 밝힌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단 각종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하는 광주시와 광주 U대회 조직위는 거센 항의보다는 안타깝다는 입장만을 표명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남북 단일팀 구성은 대회 유치 때부터 바랐던 것으로 매우 안타깝다”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닌 만큼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 등에 남북단일팀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보낸 광주와 전남·북 의장단 협의회, 광주시의회 등 지역 정치권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김동찬 부의장은 “광주U대회 성공을 위해서는 남북단일팀 구성이 필요해 호남권 의회가 한 목소리로 건의문까지 보냈는데 도착도 하기 전에 정부의 부정적 입장이 나와 아쉽다”면서 “정부의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이 대북 정책과 기조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긴 하지만 역으로 광주U대회의 중대성에 비추어 정부가 적극 나선다면 해결책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과거 남북한 긴장 완화와 교류 증진에 스포츠 외교가 적지 않은 도움을 줬고, 북한도 U대회 참가에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김 부의장은 “정부는 단일팀 구성과 송화봉송 등에 관해 북측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이 광주U대회의 성공개최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더 높이는 일이다”고 말했다.
광주U대회 조직위는 개의치 않고 북한 응원단 파견, 남북 공동 성화봉송 등 전 세계인이 주목할 이벤트를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조직위 김윤석 사무총장은 “남북단일팀이 구성될 경우 종합대회 사상 최초의 사례인 만큼 남북간 화해 무드 조성 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판문점을 통한 성화봉송과 북한 응원단 참가 등의 빅이벤트도 반드시 성사시켜 광주 U대회를 성공대회로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스포츠 종합대회 사상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려는 광주U대회의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그 열쇠는 남북한 정세보다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광주U대회 D-100 카운트다운 시작 유니폼 84종 공개…전국 붐 조성 ‘스타트’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지구촌 청년 대학생의 올림픽인 광주U대회 개막이 100일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성공개최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광주U대회 홍보대사 가수 김경호. 세계 젊은이의 스포츠축제는 지난 1997년 제18회 전주·무주동계U대회와 지난 2003년 대구하계U대회 이후 12년 만으로, 광주·전남에선 첫 대형 종합 국제대회다. 광주U대회 조직위는 D-100일인 25일 광주와 서울에서 기념행사를 동시에 추진하는 등 전국적으로 U대회 붐 조성에 나섰다. 이날 오전 광주시청 앞 문화광장에서 전국순회 홍보단 출정식도 연 데 이어 오후에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광주U대회 홍보탑 제막식을 가졌다. 조직위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광주U대회 유니폼’ 패션쇼도 개최, 심판, 조직위 직원, 자원봉사자, 수송요원, 시상도우미 등이 착용할 유니폼 84종을 첫 공개했다. 조직위는 또 다음 달부터 치러질 테스트 이벤트는 물론 대표단장 사전회의(HoD회의)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소프트웨어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경기장 준비 상황도 순조롭다. 광주U대회는 국제기준에 미달하는 3개 경기장만 신설하고, 이를 제외한 67개의 시설을 개·보수해 사용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저비용 고효율’ 에코버시아드(Ecoversiade)대회로 치르겠다는 것이 광주U대회의 목표다. 조직위는 전 세계 스포츠 청년들에게 호남의 문화 역량을 선보여 ‘컬쳐버시아드(Cultureversiade)’를 완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는 또 전남·북과 협력해 지역 내 굵직한 행사·축제 15개를 대회 기간에 결집시키기로 했다. 광주U대회는 오는 7월 3일부터 14일까지 21개 종목에 전세계 170개국 2만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하는 스포츠 제전으로 친환경·평화·최첨단IT·문화대회라는 비전 아래 개최된다. [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