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베이비> 기자 출신으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은경 씨. 결혼 전 회사에 다니면서도 짬을 내 라퀴진 푸드코디네이터 아카데미(FCA) 과정을 수료하고 쉬는 날마다 맛집 투어를 다닐 정도로 음식에 대한 애정이 높았는데, 엄마가 되니 자연스럽게 자녀의 밥상으로 관심이 쏠렸다. 두 딸의 이유식부터 간식, 식사를 살뜰히 챙기다 보니 어떤 재료를 이용하더라도 아이들 입맛에 딱 맞게 조리하는 것 하나는 자신 있다고 말한다.
“육아지 기자 시절 이론으로 접했던 아이 밥상과 아이가 실제로 잘 먹는 밥상은 확연히 다르더라고요. ‘책에 쓰인 대로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먹이면 되는 거 아냐?’라며 자신만만해 했는데 큰아이 이유식 시작과 동시에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죠. 신선한 식재료로 부지런히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지만 내 마음처럼 다 잘 먹는 건 아니더군요. 두 딸을 키우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렇게저렇게 만들어보면서 아이가 잘 먹는 메뉴를 찾았죠.”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 첫째 지원이를 키울 때는 이유식 한 그릇도 몇 날 며칠을 고민해 만들어 먹였다. 특유의 냄새가 나는 닭고기는 분유물에 담가 누린내를 잡으면서 육질이 부드러워지게 하고, 소고기는 핏물을 뺄 때 찬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면 육즙이 빠져 맛이 없어 30분 정도만 담갔다가 조리했다. 또 아이가 잘 먹지 않는 재료는 잘 먹는 재료와 섞어 조리하고, 돌 이후에는 이유식을 고집하기보다 모유나 분유를 활용한 수프를 자주 만들어 준 것도 그녀의 노하우다. 이렇게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이유식 노하우를 정리해 3년 전 <초보맘을 위한 만만한 이유식>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편식 없이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두 딸. 큰 딸 지원이는 엄마가 만든 피자가 최고라며 리액션도 잘한다.
한 가지 재료로 두 아이 먹이기
엄마의 노력 덕분인지 지원, 정원 두 딸 모두 편식 없이 음식을 고루 잘 먹는다. 요즘 그녀의 과제는 ‘두 아이 밥해 먹이기’. 끼니마다 다섯 살 터울의 두 아이를 위한 식탁을 차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란다. ‘어른 밥’을 먹는 첫째와 이유식 중인 둘째의 식사를 매끼 챙기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 하지만 요즘 요령이 생겼단다. 바로 한 가지 재료로 두 가지 음식을 만드는 것.
“냉장고에 항상 있는 재료는 다진 소고기와 닭고기, 푹 쪄서 으깬 단호박, 감자, 데친 시금치 등이에요. 이런 재료들을 한 번 먹을 분량씩 보관해두면 지원이 밥부터 정원이 이유식까지 한 번에 해결되니 조리 시간이 훨씬 줄어들어요. 가지, 양파, 파프리카, 버섯 등 단단하지 않은 채소는 냉장실에 넣어두고, 손질한 식재료는 지퍼백에 담아두면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죠. 다지거나 으깬 재료는 아이스큐브에 칸칸이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면 편리하답니다. 또한 감자, 당근, 양파 등 자주 사용하는 식재료는 장본 날 미리 손질해 보관하는 게 좋아요.”
바쁜 아침 시간에 둘째를 들쳐 업고 첫째 등원 준비를 하며 밥까지 해 먹이려면 전쟁이 따로 없다. 그렇다고 우유만 먹여 보내자니 엄마 마음에 영 내키지 않아 첫째 지원이의 아침은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로 후다닥 만들어 먹인다. 필요한 재료는 전날 미리 손질해두고 아침에는 만들기만 하는데, 혼자 먹기 편한 한 그릇 요리나 주먹밥 등이 주 메뉴다. 매번 같은 맛의 주먹밥을 주면 물리기 쉬우니 조금씩 변형하는 게 노하우.
무스비 주먹밥같이 어른 음식을 벤치마킹하되 재료를 잘게 다지고 간은 아주 약하게 하는 식이다. 터울 많은 두 아이를 동시에 잘 챙겨 먹이려다 보니 솔직히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는 은경 씨. 그러나 음식을 만들어 먹일수록 아이에게는 완벽한 식단보다 간단해도 잘 먹는 메뉴가 최고라는 걸 깨달았단다. 엄마의 정성과 마음이 담겨 있고 아이가 좋아한다면 간소해도 그것이 아이를 위한 최고 밥상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음식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지원이와 정원이. 음식을 잘 먹게 하려면 재료도 만져보고 놀아도 보고 직접 만들어 봐야 한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유치원 가는 아이 위한 스피드 아침 메뉴
버섯볶음파니니
재료 치아바타 1개, 토마토 ½개, 모차렐라치즈 적당량, 소금 약간, 버섯볶음(느타리버섯 100g, 다진 마늘 ½작은술, 발사믹식초·아가베시럽 1큰술씩, 포도씨유 1큰술)
how to cook
1 달군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는다. 2 ①에 손질한 느타리버섯을 넣고 센 불에서 재빨리 볶은 뒤 약한 불로 줄이고 발사믹식초와 아가베시럽을 넣어 볶는다. 3 토마토는 슬라이스해서 소금을 약간 뿌리고 10분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4 치아바타를 반으로 잘라 ②의 버섯볶음, 모차렐라치즈, 토마토 순으로 올리고 파니니 기계로 누른다.
Tip파니니 기계가 없다면 프라이팬에 파니니를 올리고 앞뒤로 노릇하게 구우면 된다.
채소햄무스비
재료 밥 4큰술, 양파·당근·피망 15g씩, 햄 ⅓개, 구운 김 ⅓장, 포도씨유·소금 약간씩
how to cook
1 양파와 당근, 피망은 사방 1㎝ 크기로 다져 포도씨유를 살짝 두른 팬에 소금 간하여 볶는다. 2 ①에 밥을 넣고 고루 섞어 한입 크기로 빚는다. 3 햄은 0.7㎝ 두께로 썰어 반으로 자른 다음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4 ③을 중불에 노릇하게 구워 밥 위에 올리고 1㎝ 폭으로 자른 김을 두른다.
Tip햄을 끓는 물에 데치면 짠맛이 줄고 기름기도 제거된다.
새우스크램블덮밥
재료 밥 4큰술, 새우(중하) 5마리, 양파·당근·피망 15g씩, 달걀 1개, 다시마국물 컵, 포도씨유·소금 약간씩
how to cook
1 새우는 껍질을 벗겨 등 쪽의 내장을 꺼낸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양파와 당근, 피망은 사방 1㎝ 크기로 다지고, 달걀은 곱게 풀어 소금으로 간한다. 3 달군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달걀물을 부어 젓가락으로 휘저어가며 중간 불에서 익힌 다음 ②의 다진 채소와 새우, 다시마국물을 넣고 볶듯이 끓여 밥 위에 올린다.
Tip달걀이 부드럽게 익었을 때 채소와 새우를 넣고 재빨리 볶아 익히는 게 요령. 달걀이 너무 익으면 밥과 비볐을 때 식감이 거칠다.
멸치김주먹밥
재료 따뜻한 밥 4큰술, 잔멸치 2큰술, 김 ½장, 양파·당근 10g씩, 참기름·통깨·소금 약간씩
how to cook
1 양파와 당근은 사방 1㎝ 크기로 다져 참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소금 간하여 볶는다. 2 ①에 잔멸치를 넣고 볶은 뒤 불을 끄고 밥을 넣어 섞는다. 3 김은 바삭하게 구워 비닐봉지에 넣고 비벼서 잘게 부순다. 4 ②에 김가루와 통깨를 넣어 버무린 다음 한입 크기로 빚는다.
Tip잔멸치를 볶을 때 포도씨유 대신 참기름을 사용하면 멸치 특유의 비린 맛이 사라진다.
정원·지원 엄마 지은경 추천! 아이 있는 집에 갖추면 좋은 주방 도구
1. 스타우브 무쇠냄비
신혼살림으로 장만해 둘째 이유식 챙기는 지금까지 잘 쓰고 있는 지름 20㎝ 검은색 원형 냄비 ‘꼬꼬떼’. 무쇠 제품이지만 내부에 법랑 코팅이 되어 따로 길들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열전도율이 좋아 푹 익히거나 끓여야 하는 음식을 만들기 때 요긴한 제품. 밥, 국, 찌개 요리에 두루두루 활용도가 높다.
2. 타파웨어 터보 차퍼
이유식 재료 손질할 때, 볶음밥이나 동그랑땡에 넣을 채소를 다질 때 자주 사용한다. 줄을 몇 번 잡아당기면 재료가 다져지는데 부피가 작고 세척도 간편한 것이 장점.
3. 우에무라 용기
두 아이 이유식 먹일 때 유용하게 쓴 제품. 한 케이스에 작은 통 8개가 들어 있어서 식재료나 육수를 나눠 보관하기 좋고 냉동실에 넣어두기도 편리하다. 이유식 시기가 지나면 배즙, 다진 마늘, 버터, 바질페스토 등 일반 요리 재료를 담아두면 된다.
4. 무인양품 스테인리스 체 & 계량스푼
스테인리스 소재 체는 크기가 작아 자리를 크게 차지하지 않고 이유식 초기 단호박, 애호박 등을 으깰 때 유용하다. 계량스푼은 다른 제품에 비해 손잡이가 길고 움푹해서 애용하는 편. 1테이블스푼과 1티스푼 두 개가 한 세트라 활용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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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김은혜 기자 / 사진 이주현 / 소품협찬 야마토야 by 디밤비(www.dibam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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