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는 만화가 권혁주의 기획전으로 시를 원작으로 한 만화를 선보인다. 그동안 소설을 만화로 옮긴 작품은 많아도 시를 원작으로 한 만화는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웹툰 작가 권혁주는 네이버에 연재한 웹툰 ‘움비처럼’을 통해 시를 원작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움비처럼’은 2011년 5월 18일 봄에 연재를 시작해 2013년 11월 5일 에필로그로 마무리된 작품이다. 이는 시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만화로 그려나가며 새로운 시를 써나갔다.
권혁주 작가는 “시라는 것이 단순히 문학적 장르에 국한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적인 순간에 불현듯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을 ‘움비처럼’을 쓰면서 깨달았다”고 말했다.
청강갤러리에서 열리는 ‘봄은 시인이로소이다’전은 권혁주 작가의 깨달음처럼, 봄을 맞이해 시적인 순간에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는 시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봄과 어울리는 작품을 선별, QR코드를 통해 원작을 감상할 수 있다.
봄과 어울리는 작품으로 김사인 ‘풍경의 깊이’, 알프레드 디 수자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휴틴 ‘묻는다’, 정재완 ‘햇빛을 따라가네’, 정호승 ‘고래를 위하여’, 바쇼 ‘오래된 연못’ 그리고 도산 안창호 ‘무실역행’과 릴케 ‘인생이란’을 재해석한 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아스팔트 시인’을 통해 시와 만화가 만나는 지점을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강갤러리 박인하 관장(만화평론가, 만화콘텐츠스쿨 교수)은 이번 전시에 대해 “웹툰과 시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다시 전시를 통해 구현해 보려고 했다. 봄날 피어나는 꽃들처럼, 이 전시를 통해 우리 마음의 시가 피어나기를 바란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봄과 새 학기를 맞은 관람객을 위해 4월 7일 오후 1시에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권혁주 작가의 특강 ‘시적인 것들에 대하여’가 마련된다.
한편 청강대 한혜원 학예사는 만화, 애니메이션등 시각문화의 다양한 분야의 전시와 문화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재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시와 교육이 함께 어우러진 전시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