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일요신문] 초등학교 4학년인 민철이(가명)가 남의 말을 따라 하고 욕설을 하는 증상을 보여서 엄마와 함께 한의원을 찾았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무렵 비염 때문인지 눈과 코를 찡그리면서 킁킁거리거나 가래 때문에 목이 답답한지 음음 소리를 지속한 적이 있었어요. 모두 한꺼번에 심할 때도 있었지만 아이 컨디션에 따라서 거의 안 보일 때도 있기를 반복했죠. 그런데 올해 4학년이 된 뒤로 남의 말을 따라 하길 시작하더니 어디서 배웠는지 상스런 욕까지 반복적으로 하기 시작했어요. 집에선 중학생인 민철이 형도, 우리 부부도 모두 욕설을 하지 않고, TV도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 방송이나 영화는 아이들 앞에서는 전혀 보지 않았어요”라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또한 “틱과 강박이 많이 관련이 있나요? 사실 제가 강박증 때문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거든요. 저 때문에 우리 아이가 이런 건가요?”라며 속상해 했다.
본래 틱장애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무의식적으로 갑자기, 빠르게, 반복적으로, 불규칙하게 근육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질환이다. 반면 강박장애는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마음속에 어떠한 생각이나 장면 혹은 충동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이로 인해 불안을 느끼는 ‘강박사고’와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일정한 행동을 하는 ‘강박행동’을 하는 질환으로 정의된다.
임상에서 음성틱을 관찰해보면 ‘음음, 아아, 킁킁’ 등 단순한 소리 위주의 음성틱은 단순 음성틱이라고 한다. 대부분 호흡이나 발성을 일으키는 성대나 횡격막 주변의 근육들의 긴장과 연축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이 경우는 음성틱이지만 단순 근육틱의 한 형태로도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민철이처럼 남의 말을 따라 하거나, 욕하기, 상황에 관계없는 단어 말하기 등은 복합 음성틱이라고 한다. 이는 성대나 횡격막의 단순한 근육틱의 연장선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강박’에 관련된 문제가 개입된 경우가 많다.
역학 조사에 따르면, 전체 틱장애의 18%에서 강박장애를 동반하며, 뚜렛장애의 경우에는 강박장애가 35%까지 동반된다고 한다. 강박증은 유전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뚜렛장애는 유전적으로 서로 관련이 있다. 강박증과 틱장애는 서로 교차되어 유전되기도 하기 때문에 민철이와 어머니 사이의 관련성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은 “틱장애와 강박증 모두 불안과 관련하여 편도체가 과잉흥분되고 기저핵이 예민해지면서 충동조절의 실패까지 더해져서 발생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불안과 충동조절 실패로 인한 기저핵의 흥분이 결과적으로 근육의 불수의적인 떨림이나 수축으로 나오면 틱장애이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오면 강박장애로도 볼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 어릴 때는 틱장애, 커서는 강박증이란 말이 있습니다. 강박은 틱장애의 증상 호전과 악화 또는 예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틱장애를 치료할 때는 강박장애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온라인 뉴스1팀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