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국립해양조사원
[일요신문] 축구장의 16.5배에 달하는 거대한 웅덩이 형태의 해저 분화구가 국내 최초로 제주 인근 바다에서 발견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국립해양조사원은 제주 인근 바다 속 거대한 웅덩이를 처음 발견해 해양물리·지질 등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저 분화구로 규명됐다고 밝혔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지난 2007년 거대한 웅덩이를 처음 발견했다. 이후 웅덩이를 해저 분화구로 규명하기 위해 해양물리 지질 등 과학적 조사를 비롯해 각종 생물학적 조사를 시행한 바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저 분화구는 서귀포시 표선항 남동방 4km 부근, 제주에서 일명 ‘금덕이초’로 불리는 해역에 존재한다. 규모는 축구장의 16.5배로 남북방향 약 660m, 동서방향 약 430m에 달한다. 해저 분화구의 최고 깊은 곳은 약 64m 정도다.
해양조사원에 따르면 해저 분화구는 제주도의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과 비슷한 형태라고 한다. 성산일출봉은 제주도 동쪽 바닷가에 솟아 있는 수중 화산체로 약 5000년 전 제주에서 생겨난 수많은 분화구 중 유일하게 바다 속에서 폭발해 생성됐다. 이번 해저 분화구 발견에 따라 바다 위뿐만 아니라 바다 속에도 화산폭발의 증거인 분화구를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 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성산일출봉과 비슷한 형태가 바다 속에도 존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해양조사원은 지층탐사, 해저퇴적물 분석 등 다양한 조사를 시행했다. 해저 분화구는 태평양 등에서 발견된 해저 분화구와 유사한 중력 값을 보였고 용암이 흘러내린 흔적이 포착됐다. 또 황놀래기,·자리돔 등 다양한 해양생물도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조사원은 향후 분화구 이름공모전을 실시해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대외적으로 과학논문색인급(SCI)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고 국제해양지명으로도 등록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양조사원은 그동안의 조사기록과 결과를 수록한 도첩을 발간했다. 도첩에는 잠수영상을 포함한 동영상이 첨부돼 있다. 도첩과 동영상은 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 게재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이번 해저 분화구 발견으로 우리나라 해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해양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해양조사를 통해 흥미롭고 국가적으로 가치 있는 해역을 적극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