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67)을 향한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수석을 둘러싸고 교육부 고위 관류 출신 인사와 두산그룹, 국토교통부 등이 얽혀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박 전 수석의 혐의는 ‘외압 행사’가 핵심이다. 박 전 수석과 교육부 출신의 이 아무개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61) 등이 2011년과 2012년 중앙대가 안성캠퍼스와 본교를 통합하고 적십자 간호대를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교육부 등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다. 지난달 27일 검찰은 박 전 수석의 주거지와 중앙대, 교육부 등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외압 의혹이 불거진 캠퍼스 통합 및 합병 문제는 국토부와도 관련이 있다. 수도권 내의 대학 통폐합 문제는 국토부 소관인 수도권정비위원회가 심의하도록 돼 있다. 당시 심의 기간은 2009년 12월로 만료됐지만, 박 전 수석이 중앙대 총장에서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지 열흘 만에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이 개정돼 2012년 12월로 3년 연장 됐다.
중앙대는 시행령이 개정된 지 한 달 후 서울 종로구에 있던 적십자간호대와 중앙대 간호학과를 통합하는 MOU를 체결했고 해당 안건은 2012년 11월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상정돼 한 달 후 통과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시 청와대에 있던 박 전 수석이 국토부 측에 영향력을 미쳐 결국 중앙대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전 수석이 총장을 맡던 중앙대를 소유한 두산그룹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중앙대 이사회에는 두산 측 관계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중앙대 본교와 안성캠퍼스의 통합, 적십자간호대 인수 사안 역시 두산 오너 일가뿐만 아니라 두산 관계자가 다수 포진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쳤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결국 검찰 수사가 박 전 수석과 교육부, 국토부를 넘어 두산그룹 핵심 인사들을 겨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상당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국토부와 두산그룹에 대한 조사를 하더라도 ‘참고인’ 정도로만 수사에 참고할 뿐, 수사의 핵심으로 겨냥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뚜렷한 단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무분별하게 수사를 확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수석을 둘러싼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박 전 수석이 청와대 근무를 마친 뒤 뭇소리재단 대표로 있으면서 재단 운영비 등 수억 원을 횡령한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박 전 수석의 딸(33)이 지난해 중앙대 조교수로 채용된 점을 놓고도 ‘특혜 채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검찰은 중앙대 본·분교 통합 과정 비리를 수사하면서 재단 회계자료 등을 분석,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중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