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발시술 전인 2003년 10월(왼쪽)의 모습과 시술 후인 2004년 10월의 모습. | ||
이 병원 K원장은 이명박 시장이 모발이식을 받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2월경에 시술을 받았다. 이 시장이 자주 가는 이발소 사장에게 ‘머리를 좀 어떻게 해야겠는데’라며 운을 뗐다고 한다. 그 이발소 사장도 이 시장의 머리가 자꾸 빠지니까 머리를 만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자신도 이 시장 머리 다듬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이 시장이 이발소 사장에게 ‘여러 병원을 수소문해본 뒤 어디 믿을 만한 곳이 있으면 소개를 시켜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 이 시장이 의사를 직접 만나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해서 내게 온 것 같다.”
K원장은 또한 “처음에는 이 시장 머리 앞부분이 많이 없었지만 수술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전혀 수술한 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시장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하면서 “이 시장은 수술한 뒤 넉 달이 될 때까지 거의 매일 전화해 ‘머리가 언제쯤 나느냐’고 문의를 해온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뒤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하니까 전화 문의도 오지 않았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K원장이 하는 ‘독특한’ 시술 방법은 환자의 머리 형태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까지 고려, 모발을 이식한다고 한다. K원장의 시술 솜씨가 소문을 타고 전해지면서 유명인사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연예인보다는 정치인들이 많다고 한다. 지난 DJ 정부 때 장관을 지낸 한 인사도 모발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지금은 매우 만족해한다고 전해진다.
한편 이명박 서울시장측은 “모발 이식 수술을 한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그런 수술을 받은 적이 없다. 머리 빠진 적도 없고… 누구에게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정치인에게 외적인 이미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유력 정치인들은 대중과 빈번히 접촉하고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자주 노출되다보면 이미지 메이킹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머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노무현 대통령은 뻗쳐오르는 머리 스타일 때문에 고민했던 케이스. 국민들은 노 대통령이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탄핵기각판결이 난 다음날인 5월15일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청와대 본관 앞에 섰을 때 낯선 대통령의 모습을 봐야 했다. 옆머리를 바짝 치켜올려 평소의 머리 스타일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 줄곧 자신의 머리 스타일을 바꾸지 않다가 탄핵 기각 결정 뒤 머리 형태가 바뀐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 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이 청와대 행사에서 노 대통령에게 “<신라의 달밤>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대통령의 머리가 그 영화에 나오는 깍두기(배우 이성재의 헤어스타일)머리처럼 됐다. 깍두기 머리로 바꾼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당시 안 의원의 질문에 웃기만 하고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대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그날 저녁 기자들에게 “노 대통령이 탄핵 기각 결정이 난 14일에 머리를 짧게 깎았다”고 해명하면서 “다른 이유는 없고 노 대통령의 머리카락이 원래부터 억센 스타일이어서 평소에 머리를 다듬는 데 15분 정도 걸렸다”며 “머리 다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짧게 잘랐다고 노 대통령이 얼마 전 참모들에게 밝힌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요즘은 ‘깍두기’ 머리 스타일을 의식해서인지 옆머리를 예전처럼 그렇게 바짝 치켜 깎지는 않고 중간형태를 유지한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지난해 원내 사령탑에 오른 뒤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트레이드마크였던 ‘백발’을 갈색으로 염색한 것. 또한 아침마다 여비서가 김 대표의 의상도 점검해주고, 더욱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주기 위해 메이크업도 한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김 대표는 실제 64세의 나이인데도 50대 초반으로 보인다는 인사를 받곤 한단다.
정치인의 머리 스타일을 얘기할 때 박근혜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헤어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에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말 단발머리 스타일로 변신했다가 다시 복고풍으로 돌아왔다. 박 대표는 매일 아침 집에서 스스로 머리손질을 하는데 예전에는 1시간 이상 걸렸지만 요즘은 노하우가 쌓여 빨리 끝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