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폴라리스가 합수단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이 회장이 연예기획사를 만든 진짜 이유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일광공영이 빼돌린 국방 예산 500억 원 중 일부는 하청에 하청을 거듭하며 이 회장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넥스드림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넥스드림은 해외 공연을 허위 기획하는 수법으로 폴라리스에 수십억 원을 지불했다. 폴라리스가 이 회장 비자금 통로로 활용됐던 것이다. 애초부터 이 회장이 이를 염두에 두고 연예기획사를 차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 회장 인맥 관리에 연예기획사가 동원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자신이 관여하는 행사에 소속사 연예인들을 자주 불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자신이 졸업한 부산고 동문회에 소속사 연예인들을 참석시킨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전직 육군대장이 설립한 단체의 음악회나 봉사활동에도 어김없이 폴라리스 연예인들이 참여했다. 또 연말엔 군 관계자들을 위해 특급 호텔에서 디너쇼도 열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0년 12월 일광그룹 본사와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성북구 주관 송년음악회가 열렸는데, 당시 일정을 입수해 확인해보니 폴라리스 소속을 비롯해 유명 가수들이 출연했다. 자치구가 개최하는 음악회에선 보기 드문 모습이다. 또 취재 과정에서 이 회장이 군 관계자들 자녀 결혼식에 소속 연예인들로 하여금 축가를 부르게 했다는 제보도 입수할 수 있었다. 한 영관급 장교는 “상관 자녀 결혼식에 갔는데 톱 가수가 나와 깜짝 놀랐다. 지금 보니 폴라리스 소속이더라”고 귀띔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