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일탈족(일탈러)들은 계정 삭제, 계정 정지 등을 자주 당하며 인스타그램 측의 징계에 단련돼 왔다. 유명 일탈러들은 ‘아무개 해시태그를 찾아라’라고 복귀했을 때 자신을 찾는 방법을 미리 만들어 두기도 했다. 한 유명 계정은 프로필에 ‘17번째 계정’이라고 계정정지 횟수를 ‘훈장’처럼 과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지나 삭제에 익숙한 일탈러들도 존재의 근원이었던 #일탈, #섹스타그램 해시태그가 없어지자 크게 당황했다. 어떤 구호로 뭉쳐야할지 고민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일탈족들은 새로운 일탈족들만의 구호를 정했다. 새로운 일탈 구호는 #섹그램, #야그램, #일탈녀, #일탈남 등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제공한 L 아무개 유저는 새로운 해시태그 목록을 공유하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L 유저는 “해시태그 차단은 답이 아니야 #일탈, #일탈남, #일탈녀, #섹그램, #야그램, #타스섹, #타스야, #ㅅㅅㅌ, #ㅇㅅㅌ… 뭐 무궁무진하지. 이건 뭐 서로 귀찮은 짓일 뿐”이란 반응을 보였다. L 유저는 댓글에도 “이런다고 될게 아닌거 알면서~”라고 적었다. 이 글에 인스타그램 유저들은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다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고, 중요한 것은 비공개 계정은 해시태그에 안 나올뿐더러 다 알음알음 찾아오더라”, “한국어로 안되면 영어로 찾으면 되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탈족들이 이 같이 자신만만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인스타그램 측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를 삭제하는 것에만 그칠 뿐, 근본적 해결 방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탈족들이 음란물을 올리고 인스타그램이 게시물을 단속하기까지 오랜 시간차도 일탈족들의 자신감의 배경이다. 단속이 뜸한 새벽시간에 올리고 지워버리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음란물 제재에 첫 발을 내딛은 인스타그램이 여전히 계속되는 일탈족들을 향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