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침! 무조건 멈추는 게 능사가 아닌 이유
기침은 감기에 걸렸을 때 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호흡기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라 할 수 있다. 기침을 ‘우리 몸의 파수꾼’, ‘경비견’으로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가 콜록거리는 게 걱정된다고 기침을 줄이는 약을 쓰면 기침이라는 경비견을 잠재우게 되고 결국 기침이 주는 경고를 지나쳐버리게 된다. 약발 덕분에 기침이 잦아들게 될 테니 몸속의 나쁜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아이가 기침을 할 때 염두에 둘 점은 치료 대상이 ‘감기’이지, ‘기침’이라는 증상이 아니라는 거다. 또한 기침을 한다고 무조건 감기라고 단정 지어서도 안 된다. 폐렴, 후두염 같은 호흡기질환의 주된 증상 역시 기침이기 때문이다. 기침이 지속된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찾아 기침의 진행 양상을 살펴 정확한 진단 후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2 눈여겨봐야 할 기침의 종류
기침을 유발하는 질병은 여러 가지다.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병에서부터 당장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기침은 ‘신생아의 기침’이다. 신생아의 경우 심한 기침처럼 보이지 않음에도 이미 폐렴으로 진전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만성적으로 기침을 한다면 기관지 천식이나 모세기관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쉰 목소리와 함께 ‘컹컹’ 개 짖는 듯한 기침 소리를 낸다면 후두염일 확률이 높다. 이 경우 숨을 들이쉴 때 기침이 더 심해지고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고열을 동반한다는 점도 특징. 혹은 주로 밤중에 기침이 심해진다면 기관지 천식 또는 부비동염일 수 있다. 이런 경우 대개 낮에는 멀쩡해 보여 안심하고 있다가 밤이면 증상이 심해져 엄마를 당황시키곤 한다. 또 아이가 별다른 증상 없이 갑작스레 발작적인 기침을 한다면 기도에 이물질이 들어간 건 아닌지 살펴야 한다. 이렇듯 기침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하자.
기침 케어 솔루션
수분 섭취 늘리기
기침을 많이 하면 호흡기가 쉽게 건조해지고 체내 수분 배출량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기 점막에 달라붙은 가래 역시 기침을 유발하는 원인인데 이 또한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밀가루 반죽에 물을 첨가하면 반죽이 묽어지듯이 수분을 섭취하면 가래가 녹아 기침이 한결 줄어든다.
실내 습도 적정선 유지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기침을 유발하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므로 적정 습도를 유지해 호흡기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실내 공기가 촉촉해지면 콧속도 편해지고 숨 쉬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기관지 패치 처방도 효과적
심한 기침이나 기관지염 등으로 아이가 많이 힘겨워할 때는 기관지 패치 처방을 받기도 한다. 몸에 붙이는 패치 타입으로 피부를 통해 기관지확장제 성분을 흡수시켜 기침을 멎게 하는 원리. 기관지 패치는 내복약에 비해 지속력이 높으며 먹는 약이 아니고 붙이는 방식이라 아이도 거부감이 없는 게 장점이다. 보통은 아이 가슴 근처에 붙이지만 아이가 떼어낼 가능성이 있다면 등 쪽에 붙여도 된다. 생후 6개월 이상부터 붙일 수 있는데 월령에 따라 0.5mg, 1mg, 2mg 등 처방을 달리한다.
기침 가라앉히는 식품
당분, 섬유질, 칼슘, 철분이 많은 도라지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기침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쌀뜨물에 담가두었다가 적당한 크기로 썰어 볶아 먹이면 기침이 완화된다. 도라지청을 따뜻한 물에 희석해 먹이거나 입안을 헹구게 해도 좋다. 은행도 기침 완화에 효과가 있는 식품. 껍질째 팬에 볶아 손으로 살살 비벼 껍데기를 벗겨 매일 저녁 한 알씩 먹이면 된다. 무, 무청, 연근, 사과를 갈아서 먹여도 좋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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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박시전 기자 / 사진 이주현 / 도움말 김영훈(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일러스트 경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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