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내은행의 기술신용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전하며 “기술신용대출 활성화로 은행의 담보·보증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공염불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7월부터 실시된 기술신용대출(TCB대출)은 최근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2월 기준 TCB대출 총액은 13조 5033억 원으로 2월에만 전월대비 26% 증가한 2조 7583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8조 9247억 원을 유형별로 분석했더니, 담보대출과 보증대출이 각각 53%, 19%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은 불과 28%에 그쳤다. ‘기술금융’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지난 해 말 기준, 전체 기업대출에서 신용비중이 46%였음을 고려하면, 기술신용대출의 신용비중은 기존 대출보다 더 떨어진다. 중기대출만 보면 신용비중은 35%,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기대출에서 신용비중이 4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중기대출보다 신용비중이 더 낮다.
실제 중기대출에서 신용비중은 TCB대출이 시행되기 전 36%에서 지난 해 34.9%로 오히려 떨어졌다. 은행 중에서 TCB대출 실적이 가장 좋은 기업은행의 신용대출 비중은 17%에 불과했고, 담보대출 비중은 59%로 가장 높았다.
그런가 하면 기술금융은 매출액이 낮은 소기업에도 매우 인색한 상황이다. 매출액 1억 미만의 소기업은 8%에 불과했고, 50억 미만 까지 확대해도 33.2%에 지나지 않았다. 100억~500억 미만 기업이 33.8%로 가장 많았고, 1000억 이상 대기업도 8.3%에 달했다.
김기준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기술금융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금융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집권 1년차에는 창조금융, 2년차에는 기술금융으로 작명소도 아니고 이름만 갈아타고 있다.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