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국내에 뜨거운 반응을 몰고 온 `경영의 모험`은 빌 게이츠가 꼽은 최고의 경영서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91년 어느 날, 빌 게이츠는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에게 경영 서적을 추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워렌 버핏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존 브룩스의 `경영의 모험`이라네.”
2014년 여름, 빌 게이츠는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트저널`에 “워렌 버핏에게 책을 빌린 지 20년도 더 지났으며, 초판이 나온 지 4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경영의 모험`은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극찬하기에 이른다. 심지어 빌 게이츠는 `경영의 모험`의 재출간을 위해 저작권자인 존 브룩스의 아들을 찾아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43년 만에 재출간된 `경영의 모험`은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렇다면 `경영의 모험`의 어떤 점이 빌 게이츠를 이토록 매료시킨 것일까?
`경영의 모험` 속에는 경제와 경영을 넘어선 다양한 이야기들이 폭넓게 얽혀 있다. 수록된 12가지 이야기는 저자의 오랜 취재와 인터뷰로 이루어낸 것들로 그 생생한 경험담을 듣다 보면 문학과 예술, 역사와 사회를 아우르는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전문 경영인이나 비즈니스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즐길 수 읽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12가지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첫 번째 주제는 ▲기업의 문제적 쟁점들에 관한 것들로 포드자동차회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제록스의 탄생 과정, 기업가 정신의 본질 등 기업과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사례들이 수록되어 있다.
두 번째 주제는 ▲증권 시장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급격한 주가 변동, 내부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 거래, 투자자 보호 문제, 주가 조작, 주주 총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등 인간의 탐욕과 좌절을 엿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마지막 두 편의 주제는 ▲경제 정책에 관한 것이다. 소득세 논쟁, 파운드화 평가 절하 문제 등을 통해 경제 정책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한다.
딱딱할 것만 같은 경영서 `경영의 모험`의 주제는 오히려 따뜻하다. 기업 경영과 가치 창출의 방식은 돈이 아닌 인간이며 인간들의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멋지고 아름답게 완성된다는 것이다. 포드자동차의 에드셀(Edsel)이 사상 최악의 실패작으로 남은 까닭이 무엇인지, 제록스는 왜 혁신기업이라 불리는지,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를 상대로 맞서 싸운 기업가의 일화가 왜 흥미로운지 등은 바로 이 책이 주는 인간이라는 교훈과 맞닿아 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