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토막 살인범 ‘오원춘’의 이름을 딴 카카오톡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여대생들을 상습적으로 스토킹한 30대가 구속됐다.
10일 대구 북부경찰서는 2012년 경기도 수원에서 토막 살인사건을 저지른 오원춘의 이름을 딴 카카오톡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예술고 출신 음대 여대생들을 상습적으로 스토킹한 김 아무개 씨(34)를 정보통신망의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최근까지 4개의 휴대폰으로 대학생 이 아무개 씨(여·23)에게 전화를 걸거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만나자”고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네가 토막살해되면 내가 의심 받는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협박은 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5개월 동안 이 씨에게 101차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795차례 전화를 걸어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2008년부터 4명의 여고생에게 이런 짓을 저질렀다가 경찰에 입건됐으며, 5명의 피해자 모두 같은 예술고를 졸업해 현재 음대 재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던 김 씨는 예고에서 음악을 전공한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또 카카오톡에 등록된 피해여성의 사진을 보고 얼굴을 익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피해여성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충동조절장애 치료 전력이 있는 김 씨가 토막살인을 저지른 중국동포 오원춘을 흉내 내 카카오톡 닉네임도 ‘원춘’으로 해놨다“며 ”피해자 가족이 전화를 받으면 욕설을 하거나 숨소리만 내는 등 기이한 행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