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상황은 노무현 정권 내내 친노와 구민주계의 갈등을 일으키는 불씨로 작용했다. 노무현 정권 초반 친노 핵심인 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대북송금 특검법과 관련해 구주류를 비판하자 당시 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자체모임을 갖고 “사적인 견해를 남발해 당의 민주적 공론과정을 훼손하고 당의 분열을 부추겼다. 경거망동을 삼가라”며 공방을 벌였다.
열린우리당이 노 대통령 당선 1주년 기념식을 갖자 당시 민주당 상임위에서는 추미애 의원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이 “대통령이 배신하고 탈당한 마당에 무슨 기념식이냐”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면서 두 사람 간 화해의 장면이 연출됐지만 막상 계파끼리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앙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동교동계는 친노가 중심이 된 당으로부터 항상 소외돼 왔다는 입장이다. 노무현 정권 때부터 지방선거와 총선 등의 공천에서 동교동계가 불이익을 받아오면서도 선거 때 이용만 당해왔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갈등은 지난 2·8 전당대회에서도 재현됐다. 친노계 수장인 문재인 후보와 동교동계인 박지원 후보가 맞붙자 동교동 측에서 일제히 대권주자인 문재인 후보를 비판했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가 매끄러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문재인 의원이 출마했을 때 일제히 박 의원을 도왔다. 우리는 문 의원이 대권주자를 할 사람인데 당권까지 잡으려 한다는 것을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친노 수장이 당권을 잡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4월 관악을 재·보궐 선거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동교동계 김희철 전 의원의 반발도 친노 지도부에 대한 동교동계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18대 관악을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정태호 후보와 경선을 치렀으나 여론조사에서 밀려 0.6%차로 패했다. 동교동계가 문재인 당대표를 돕기로 했지만 김 전 의원은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밝혀지기 전까지 도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의원은 “이번에도 친노 패권주의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희생은 이제 내 선에서 끝나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