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미녀 BJ 도진은 한 번에 별풍선 38만 개를 선물 받아 최고기록을 달성했다.
“거짓말 안 하고 지금 살짝 어지럽거든. 아 잠깐만 진짜….”
지난 3월 25일, 미녀 BJ로 유명한 도진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평소 도진의 ‘열혈팬 회장’인 ‘도진vip’가 순식간에 별풍선 38만 개를 쏘자, 기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론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청자 ‘진격의 호날두’는 “클라스가 오지네요. 회장님. 저 취업 시켜주세요”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다른 시청자는 “오늘 새로운 역사를 쓴다. 회장님은 중국 갑부가 틀림없다. 38만이라니…”라며 그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했다.
아프리카TV 미녀 BJ 유소희가 별풍선 수만 개를 선물받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을 가장 많이 선물한 시청자들을 상대로 순서대로 랭킹을 매긴다. 여기서 상위 10명을 뽑아 열혈팬의 칭호를 준다. ‘회장님’은 열혈팬 중 1위를 차지한 시청자를 말한다. 회장님이 별풍선을 쏜 직후 시청자들은 ‘회장님 업’을 외치며 반응을 유도했지만 도진vip는 침묵을 지켰다. 사실 도진vip는 지난해 12월까지 BJ들에게 별풍선 300만 개, 약 3억 원을 선물해 별풍선 부자들 사이에서도 ‘거물급’으로 통하던 시청자였다.
회장님들은 별풍선을 쏘는 ‘클래스’가 다르다. 일반 시청자들은 많아야 100개, 1000개에 그칠 때 그들은 한 번에 3만 개를 습관처럼 쏜다. 도진에 앞서 한 방송에서 한 시청자로부터 최다 별풍선을 받은 기록은 지난해 10월 16일 BJ ‘유소희’가 세운 35만 개였다. 당시 ‘소희0.1vmf’라는 닉네임의 열혈팬 회장은 방송이 시작되자 홈런을 예고하듯 “별풍선 신기록을 세울 겁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BJ 김이브
그렇다면 별풍선을 마구 쏴대는 열혈 회장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평소 아프리카TV를 애청한다는 최영재 씨(28)는 “누군지 진짜 궁금하다. 재벌가라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소희0.1vmf에게 수차례 쪽지를 보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아프리카TV의 한 관계자는 “요즘 별풍선을 쏘는 추세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고액은 학생들이 쏘는 게 아니다. 정말 상위에 있는 분들”이라며 “별풍선들은 일부 사용자에 한해서 집중된다. 특히 BJ의 상위권 10명에 해당하는 열혈팬들이 별풍선의 70~80%를 쏘곤 한다”고 밝혔다. 평소 별풍선 부자들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채팅방을 통해 BJ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다른 시청자들과 달리 침묵을 지키는 성향을 보인다. 별풍선을 많이 쏜다고 특별히 생색을 내지도 않는다.
이러한 별풍선 부자들의 속내에 대해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는 “누군가 자기한테 수억 원을 줬으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한 번쯤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다. 별풍선 부자들은 그 점을 노린 것”이라며 “별풍선을 지불한 회장들은 미녀 BJ의 마음과 시청자의 존경심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돈값’을 했다고 여기는 거다. 술집 여자들한테 돈을 쓰는 것보다 고급스럽고 만족스러운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
BJ 수익률 계산법 별풍선 38만개 ‘도진’ 실수령액 2600만 원 아프리카TV는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PC나 모바일 기기로 실시간 생방송을 할 수 있는 ‘개인 방송 서비스’다. 웹 캠코터를 이용해 자신의 얼굴이나 신체를 촬영해 방송한다. 특히 채팅 화면이 있어 BJ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시청자는 ‘별풍선’으로 BJ를 후원할 수 있다. 별풍선이란 아프리카TV에서 판매하는 유료아이템으로, 시청자가 구입한 뒤 BJ에게 선물할 수 있다. 별풍선 1개의 구입비용은 100원이고 10개 단위로 구입이 가능하다. 부과세 10%를 포함해 개당 110원을 결제해야 한다. 별풍선을 쏜 시청자는 BJ의 ‘팬클럽’에 자동으로 이름을 올린다. 별풍선을 많이 선물한 순서대로 상위 10명이 ‘열혈팬’이 된다. BJ는 열혈팬을 포함한 시청자들이 준 별풍선을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다만 독특한 조건이 있다. 아프리카TV 측이 먼저 수수로 명목으로 일정부분을 가져간다. 별풍선을 돈으로 환산한 금액에서 ‘베스트 BJ’가 30%, ‘일반 BJ’가 40%를 아프리카TV에 지불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일반 BJ가 100원을 받았다면 아프리카TV가 40원을 가져가고 BJ는 60원을 받을 수 있다. BJ가 받는 60원에 대해서도 소득세와 주민세를 원천징수한다. 이 금액을 빼면 대략 60원의 96.7%인 58원 정도가 남는다. 이러한 방법대로 BJ들이 선물 받은 별풍선 38만 개의 실수령액을 따져볼 수 있다. BJ 도진은 베스트 등급이다. 선물 받은 별풍선 38만 개, 즉 3800만 원에서 아프리카TV의 몫인 30%를 제하고 나면 2660만 원이 된다. 여기다 주민세와 소득세까지 내고 나면 실수령액은 2600만 원 정도다. BJ 유소희는 당시 일반 BJ였다. 별풍선 35만 개는 3500만 원으로 40%를 아프리카TV 측에 지불하고 나면 2100만 원이다. 여기서 세금을 내고 나면 BJ 유소희의 실 수령액은 약 2000만 원이 된다. [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