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여성인 척하며 남성들을 알몸 채팅을 하도록 유도해 동영상을 촬영,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몸캠 피싱’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몸캠 피싱 일당은 모두 남자였으며 이들에게 협박 받은 피해자 수는 최대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주로 회사원, 대학생, 전문직 등 30대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피해자의 알몸 동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뜯은 혐의(상습 공갈 등)로 조 아무개 씨 등 19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약 1년에 걸쳐 피해자 800여명에게 알몸 채팅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10억여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수법은 단순했다.
우선 스마트폰 채팅 앱에서 여성인 척하며 피해자를 물색했고, 알몸 채팅을 하자며 유인한 뒤 야동을 틀고 피해자의 음란 동영상을 촬영했다.
특히 알몸 채팅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사진이라며 악성 앱 설치 프로그램을 피해자에게 보냈고, 피해자의 전화번호부, 문자메시지, 위치정보 등 개인정보를 빼내 협박에 이용했다.
이후 해당 동영상을 지인에게 뿌리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고 1인당 최대 6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을 뜯어냈다.
협박에도 돈을 보내지 않는 경우 피해자에게 캐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동영상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직 중 한 명은 “자살할 때까지 유포하겠다”고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역할을 총책, 인출책, 유인책, 공갈책 등으로 분담하고 범행이 성공할 경우 수익금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등 기업형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경찰 관계자는 “몸캠 피싱 조직원 전원을 검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공식 앱 스토어가 아닌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 프로그램은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