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낮에는 교수 행세를 하고 밤에는 강도짓을 벌여 온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2013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 일대 빌딩 사무실에 침입해 100여 차례 금고를 털어 4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김 아무개 씨(46)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경비원이 상주하는 빌딩의 경우 사설경비시스템이 없고 비교적 보안 시설이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낮에는 국정원 요원을 가르치는 국가정보대학원 경호학 교수를 사칭해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족구동호회 등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의 이중생활을 해왔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까지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던 김 씨는 결국 금고에 남긴 흔적 한 방으로 붙잡혔다.
김 씨는 범행 장소를 사전에 둘러보며 사설경비업체나 CCTV 여부 등을 확인했지만, 범행 당시 장갑을 벗고 금고 다이얼을 조작하다 남긴 DNA가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여관·찜질방을 전전하며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대포폰) 10여 대로 가족이나 내연녀, 동호회 회원들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