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도서는 동물성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해 유방암을 앓게 된 제인 플랜트 박사가 유방암 연구에 몰입하면서 유방암 발병원인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인 플랜트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우유가 유방암의 발병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고, 치즈 대신 두부를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그렇다면 우유가 정말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국내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한국인의 동물성 지방 섭취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차이가 크고 이 책은 일부 외국 사례만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국내 여건에 적용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고 입을 모은다.
‘우유 내 존재하는 CLA와 tans vaccenic acid(TVA)의 유방암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는 건국대학교 이홍구 교수는 “우유가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의 핵심은 우유 속에 들어 있는 IGF-1이나 성장 인자 등이 암을 유발한다는 것인데 논문에도 나와 있듯이 우유 속에 들어 있는 IGF-1의 농도 자체는 유방암을 일으킬 만한 농도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IGF-1는 혈액 내에도 약 100㎍이상이 존재하는 물질로, 우유 속에 들어있는 IGF-1의 농도는 무척 낮기 때문에 우유를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봐야 하루에 30㎍정도 밖에 안 된다. 우유에 들어 있는 성분들은 극히 미량으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양이 아니며 오히려 암에 걸린 사람들에게 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지방산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우유 속에 들어 있는 IGF-1이나 성장호르몬은 종양의 세포증식을 촉진하기는 하지만 그 성분이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인간의 소화기관에서 가수분해돼 아미노산으로 흡수되므로 우리 몸 속의 IGF-1을 증가시켜 암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장 발육과 골격 형성에 도움을 주고 다이어트나 치매 예방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우유는 기분 조절물질인 세로토닌을 통해 갱년기 여성에게는 우울증 및 불면증 개선에도 탁월하며 척추질환 예방 효과도 지니고 있다. 일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 내용이 우유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올바른 인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