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능돌’ 광희
<무한도전-식스맨> 에피소드에서 예능감을 뽐낸 광희는 결국 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멤버로 뽑혔다.
광희의 예능 도전은 벌써 6~7년째다. 케이블채널에서 시작해 지상파로 활동 무대를 넓혔고 MBC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리얼리티부터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의 스튜디오 예능을 섭렵했다. 보통 아이돌 스타의 예능 출연이 단발성에 그치거나 특정 장르에 집중되는 것에 비해 광희는 각 분야를 넘나들었다. 그렇게 ‘예능 멀티플레이어’로 자리 잡았고, 결국 <무한도전>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희는 여느 아이돌과 차별화가 뚜렷하다. 곧 생존 전략 역시 차별화됐다는 의미다. 재치 있는 말솜씨와 재능을 기본으로 자신의 욕망을 숨김없이 드러나는 순발력까지 갖췄다. 같은 그룹에서 활동하는 임시완이 최근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의 성공으로 스타덤에 오른 사실을 짚으며 “질투가 난다”, “임시완을 뛰어넘고 싶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정도로 감정에 충실한 점도 그의 매력 중 하나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또 논란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판에 박힌 듯한 말들만 반복하는 여느 아이돌 스타와 다른, 새롭고 화끈한 모습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광희가 <무한도전>에 발탁된 것 자체만으로 그가 아이돌 가수를 넘어 연예계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했다고 보여진다”며 “차별화가 곧 경쟁력이라고 볼 때 광희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 ‘연기돌’ 엑소
가요계를 통틀어 단 하나의 아이돌 그룹으로 엑소를 뽑는다고 할 때,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가장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엑소는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원톱’ 아이돌로 통한다. 세계 여러 나라의 화려한 무대를 오가며 활약하는 월드스타이지만 그룹 이외의 활동에서는 독특한 ‘룰’로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바로 저예산 영화 참여다.
엑소의 찬열은 <장수상회>에, 디오(원 안)는 <카트>에 출연했다.
얼마 전까지 아이돌 스타들은 대개 그들의 인기를 발판 삼아 영화 주연이나 비중이 상당한 조연을 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엑소는 그룹으로 쌓은 폭발적인 인기에 기대지 않고 작은 규모의 영화로 차근차근 연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엑소만의 ‘남다른’ 활동 방식이다.
실제로 엑소의 찬열은 노년의 사랑을 그린 중저예산 영화 <장수상회>로 연기를 시작했다. 조연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역 수준이지만 연출자인 강제규 감독과 배우 박근형, 윤여정 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오디션에 응모했다. 여느 신인 연기자가 거치는 과정 그대로,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제작진에 전달했고 ‘극 중 역할과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연락을 받은 뒤 오디션 참여 기회를 얻었다.
그룹으로 쌓은 프리미엄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오직 자신의 실력으로 한 계단씩 올라서겠다는 찬열의 전략은 엑소의 또 다른 멤버들에게도 적용되는 공통점이다. 또 다른 멤버인 디오는 지난해 영화 <카트>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여성의 노동 문제를 지적한 이 영화는 크지 않은 제작 규모에, 묵직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창 주목받는 아이돌 스타로서는 참여 자체가 부담일 수 있지만 디오는 아랑곳없이 출연을 결심하고 제몫을 해냈다. 이에 힘입어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다음 출연 작품 역시 적은 예산으로 제작되는 소박한 멜로 영화 <순정>이다. 이런 생존법은 엑소의 또 다른 멤버 수호로까지 이어졌다. 그 역시 저예산 영화 <글로리데이> 출연을 결정하고 5월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KBS <어 스타일 포유> 기자간담회에서 구하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옷 잘 입는 아이돌은 많지만 스스로의 감각에 기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스타는 많지 않다. 아이돌 스타들이 노래나 연기, 예능 프로그램에 집중할 때 패션 분야로 시선을 돌린 카라의 구하라와 소녀시대 제시카는 그래서 더 주목받고 있다.
구하라는 KBS 2TV 패션 프로그램 <어 스타일 포 유>를 통해 패션아이콘을 향한 본격적인 첫 걸음을 떼었다. 그동안 각종 의류 브랜드 광고 모델로 활약하며 스타일을 인정받은 그가 이젠 관련 정보를 담은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그 재능을 펼쳐 보이는 셈이다. 얼마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구하라는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생활하는 때가 많다”며 “내 취향에 맞춰, 내 스타일대로 입는 게 훨씬 편할 때가 많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더해 그는 패션 관련 정보 수집과 공부에 나설 계획까지 갖고 있다.
그에 비해 소녀시대에서 독립해 솔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시카는 더욱 적극적이다. 지난해 패션 브랜드 블랑&에클레어를 론칭하고 디자이너로 나섰다. 구하라와 마찬가지로 평소 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졌든 그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전문가들로부터 상당한 지식을 전수받았고 자신이 대표 디자이너로 나선 브랜드까지 만들면서 아이돌 스타 가운데 독보적인 생존법을 보이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