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천유나이티드 홈페이지 UTD기자단 캡처
지난달 29일 부천과의 ‘032더비’와 3일에는 대전에 승리하며 시즌 첫 승과 리그 첫 승으로 2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는 김도훈 감독은 자신의 축구철학 뿐만 아니라 패션센스 또한 매 경기 뽐내고 있다. 과거 k리그의 패셔니스타로 군림하던 박경훈, 신태용 감독이 자리를 비운 현재 ‘신 패셔니스타’로서 김 감독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란 말이 있다. 더불어 좋은 옷도 몸매가 돼야 태가 나는 법이다. 김도훈 감독은 일단 이러한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선수 시절 훤칠한 외모로 적지 않은 팬들의 마음을 훔쳤고 183cm의 당당한 체구까지 겸비했다. 이에 김 감독은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패션쇼에도 오른 바 있다.
또한 그는 다른 선후배 코치•감독들과는 달리 선수 은퇴 후에도 꾸준한 관리로 선수 시절 못지않은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K리그 감독들에게는 ‘필수 덕목(?)’처럼 느껴지는 볼록한 배도 그에게서는 찾아 볼 수가 없을 뿐더러 여전히 딱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몸매를 당당히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패션을 완성 시킬 수 있는 기본 자질(?)을 갖춘 김도훈 감독이 처음 패션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울산전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검정색 금속테 안경을 착용하며 기존의 팬들이 보지 못한 모습을 선보였다. 다소 터프한 외모 속에서 감춰져왔던 지적인 이미지 또한 김 감독이 어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진 포항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패션센스를 뽐냈다. 기존 감독들의 의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셔츠에 가디건을 매치시켜 벤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글로벌 인기 브랜드인 꼼데가르송의 가디건을 선택해 가슴의 빨간 심볼로 포인트를 줬다. 또한 이날도 그의 날카로운 콧날엔 안경이 올라가 있었다.
김 감독은 부천과의 fa컵 경기에서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국내 축구감독으로서는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카키색 야상을 입고 경기에 나선 것이다.
그간 축구 감독이라 하면 선수시절과는 달라진 몸매에 헐렁한 ‘아저씨 양복’ 일색이었다. K리그뿐만 아니라 한국축구는 그동안 팬이 소비자가 되는 프로 스포츠 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상품화 시키려는 노력이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에게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 예로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세레모니로 찢어진 자신의 펑퍼짐한 바지가 명품 브랜드 A사의 정장임을 직접 밝히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팀의 위기 속에서도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이 패션만큼이나 탁월한 지도력으로 인천을 높은 위치로 이끌길 기대해 본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