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속 한은정의 란제리 패션. “정당한 노출”이라고 밝히는 모습에서 신세대다운 당당함이 묻어난다. | ||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한은정의 노출 행진이 다시 시작됐다. 드라마 <풀하우스>를 통해 란제리 패션을 시도하며 ‘너무 야하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한은정은 “어렵게 결정한 패션 컨셉트를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은정은 최근 검색어 순위 선두를 다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악녀’의 이미지를 벗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섹시 스타로 등극한 한은정을 <풀하우스>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한은정의 화끈한 노출은 사실 ‘란제리 패션’이라는 새로운 패션 경향 때문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상당한 돌풍을 불러일으킨 ‘란제리 패션’은 국내에서도 청담동이나 명동을 중심으로 커다란 유행이 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이를 처음 브라운관에 소개한 한은정은 ‘과도한 노출’이라는 비난에 휩싸이고 말았다.
“윤복희 선생님이 처음 미니스커트를 우리나라에 소개했을 당시 많은 비난이 있었지만 이는 곧 국내 패션의 커다란 변화로 연결됐다”는 한은정은 “란제리 패션은 이미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등 패션 일번지에서는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이템이었다. 단지 내가 처음 드라마에서 시도했다는 데 대해 관심을 모았을 뿐”이라고 얘기한다.
란제리 패션의 특성상 브래지어 노출이 많았기 때문에 ‘명품 브래지어를 협찬받아 PPL 광고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하지만 한은정이 입었던 브래지어는 일반 속옷이 아닌 란제리 패션을 위해 따로 제작된 것들이다. 한은정의 코디네이터 남주희씨는 “겉옷 개념의 속옷으로 제작된 의상”이라며 “가슴이 드러나지 않고 받쳐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나친 노출에 대한 비난 여론을 그냥 무시할 수는 없는 일. ‘시청률 상승을 위해 벗는 것 아니냐’는 의혹부터 ‘드라마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의견까지, 심지어는 에로배우 같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다양한 비난 여론이 한은정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런 반응들에 대해 한은정도 적잖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 같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다 벗고 나오는 것도 아닌데 문제될 게 없다”면서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한다. 정당한 노출이기에 당당하다”고 얘기한다.
이렇게 노출 앞에 당당한 그지만 비난 여론이 집중되자 지난 9, 10회에서는 노출을 잠시 자제하는 변신을 시도했다. 그의 주장과는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게 아닐까.
“절대 비난 여론 때문이 아니다. 다만 영재(비 분)와의 멜로가 강조되는 부분으로 두 남자를 모두 잃는 비련의 여성으로 그려져야 하는 대목이라 컨셉트의 변화를 꾀했을 뿐”이라는 한은정은 “하지만 상황이 우울하다고 의상까지 우중충한 게 더 어색해보여 다시 노출 패션으로 되돌아왔다”고 얘기한다.
누구나 노출을 한다고 화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섹시미가 드러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한은정이 탄력있는 몸매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렇다면 한은정의 몸매 관리 비법은 무엇일까. 한은정은 예상외로 ‘골프’를 건강관리법으로 소개한다.
“골프를 처음 시작한 뒤 두달 만에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다.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골프 연습에 매달리며 몸만들기에 노력했다”는 한은정은 “골프로 가다듬어진 몸매로 자신있게 영화 <투 가이즈>의 비키니 포스터를 촬영했고 이후 노출에 자신이 생겼다”고 얘기한다. 현재 골프 실력을 묻자 “아직 초보라 필드에 나간 경험이 많지 않다. 더 실력이 쌓이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오똑한 코에 또렷한 이목구비는 자칫 그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데뷔작 <명랑소녀 성공기>에서의 악역 이미지가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더욱 안타까운 부분은 연기뿐만 아니라 평소 모습에서도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함께 촬영에 참여했던 선후배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하고 제작진과의 불화로 확정됐던 캐스팅이 번복된 경우도 발생했다.
그러나 한은정은 “연기에 집중하려다 보니 예민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그런 소문이 난 것 같다”면서 “선후배들은 물론이고 작가나 감독님께도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내 주장을 확실히 하는 편인데 이런 모습을 좋지 않게 보신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매니저 김도현 실장은 “배우로서는 이런 모습이 장점이 될 수 있다”면서 “연기에 대한 (한)은정이의 진심을 알아준다면 모두 이해해줄 것이다. 과거에 오해했던 분들 가운데 지금은 은정이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얘기한다.
<파리의 연인> 종영 이후 드라마의 제왕 자리를 차지한 <풀하우스> 역시 종영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비와 송혜교의 사랑이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면서 한은정은 비련의 여인으로 남을 예정이다.
“드라마 초반에는 나를 비와 송혜교의 사랑을 방해하는 얄미운 역할로 보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불쌍하다고 안타까워해주는 분들이 더 많다”는 한은정은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악녀’의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내고 싶다”고 얘기한다.
인터뷰가 있었던 지난 20일. 한은정은 한 포털사이트 연예인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만큼 한은정에 대한 관심이 <풀하우스>의 인기와 더불어 최고조에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팬들의 관심을 원동력 삼아 더욱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또한 다음 작품에서는 노출보다 연기력 자체로 관심을 받는 배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