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김희수 교수
온 몸에 물집이 생기고 빨갛게 부어올라 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대상포진 환자가 연평균 8.3%씩 증가해 이제는 환자수가 57만 명을 넘어섰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며 원인 병원체는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이다.
이는 어릴 때 우리나라 성인의 90% 이상이 흔히 걸렸던 수두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수두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몸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척수 신경절에 잠복해 있게 된다. 이 경우 체내의 바이러스는 특별한 유발요인이 없어 활성화 되지 않으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를 감지하지 못하며 특별한 증상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체내의 면역체계에 이상반응이 발생해 저하되거나 불균형을 이루게 되면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피부의 특정부위에 띠를 두른 듯한 발진과 함께 통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대상포진이라 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피부과 김희수 교수는 “대상포진의 경우 계절적인 요인이 특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국내에서 보고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7~9월에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피로 및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면역체계에 불균형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신체내의 면역체계의 균형이 깨지기 쉬운 60대 이상의 연령층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무더운 더위로 인한 탈수증 등 신체 피로도가 증가될 수 있는 여름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의 초기에 환자는 전구 증상으로 두통이나 근육통의 증상 혹은 감기 걸린 것과 같은 증상 등을 호소한다. 때때로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일측의 피부 신경절을 따라 띠 모양으로 붉은 반점이 발현된 후 여러 개의 수포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피부 증상이 나타나면서 대부분 극심한 통증과 감각이상이 동반된다. 물집은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가 점차 딱지로 변하게 되며 보통 2주가 경과한 후 증상은 호전된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힘들어하는 대상포진의 통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날카로운 것으로 쿡쿡 찌르는 듯이 아프거나 손발이 저리는 듯 찌릿찌릿하기도 하며 가려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통증은 발진이 발생한 피부의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방향성을 보인다. 가령 발진이 발생한 오른쪽은 아프지만 반대편인 발진이 없는 왼쪽은 아프지 않는 것이다.
대상포진은 초기증상이 몸살이나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신경이 마비되거나 손상되는 후유증으로 인해 대상포진이 나아도 신경통이 생길 확률이 높다.
김희수 교수는 “대상포진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며 대상포진이 의심될 만한 미세한 증상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3일 이내에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야 포진 후 신경통과 같은 대상포진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