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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실제상황 토요일> 중 말뚝박기 게임 장면. | ||
장씨가 쓰러진 것은 녹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급하게 떡을 먹은 장씨는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계속 가슴을 쳤다고 한다. 얼마 뒤 숨을 쉬지 못하며 얼굴색마저 검게 변해 당시 함께 출연했던 강병규와 심권호, 그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이 돌아가며 응급처치를 했다고. 그러나 장씨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실려 갈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모두 당황해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며 “떡을 꺼내보려 했고 인공호흡과 가슴압박 등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고 전했다.
결국 <일요일은 101%>는 문제가 된 ‘골목의 제왕’ 코너를 없애기로 결정했지만,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현재 ‘골목의 제왕’에 대해 인터넷의 시청자 의견 게시판과 사진 자료 등은 폐쇄해 놓은 상태다.
‘골목의 제왕’뿐 아니라 상당수의 오락프로그램이 출연진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SBS <실제상황 토요일>에서는 ‘말뚝박기’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출연진들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MC로 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 김제동의 경우 실제 허리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김제동의 허리 위로 겹겹이 상대팀 선수들이 올라타고 강호동이 마지막에 ‘일격’을 가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되는 것. 상대팀을 공격해 무너뜨려야 하는 게임의 성격상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상황은 심각해 보인다. 실제 방송 장면에서도 김제동이 허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종종 비춰졌을 정도.
그러나 출연진들은 결코 마다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같은 오락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곧 자신의 인기와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인급 연예인들의 경우 ‘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당연히 놓칠 수 없다.
▲ ‘골목의 제왕’ 중 한 장면(위)과 벌레를 먹고 있는 슈퍼탤런트 구자미. | ||
신인급 연기자와 가수들을 주로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한 실장급 매니저는 “간혹 무리하다 싶은 경우가 있지만 신인들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출연 기회를 잡은 것만 해도 행운”이라며 “한 번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캐스팅이 들어온다”고 털어놨다.
이 매니저는 ‘번지점프’를 하는 프로그램 촬영 당시 후일담도 전했다. 공포에 질려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촬영하기 위해 떨고 있는 출연자의 몸에 카메라를 매달 때엔 딱한 마음까지 들었다는 것. 그러나 제작진 입장에서도 ‘빼지 않고’ 온몸을 던지는 출연자들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은 좋으나 ‘몸을 다칠 수도 있는’ 위험은 꼼꼼히 다져 봐야 할 필요가 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대단한 도전’에서 온갖 종류의 스포츠를 경험하고 있는 김용만은 이에 대해 ‘연예인들의 실미도’라는 표현까지 쓴 바 있다. 심지어 서커스와 같은 위험천만한 종목에도 도전해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대단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