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폐지 따라 쟁점 부각

“증거수집 등 수요 늘 것” vs “일부 영역에 불과하다”

[일요신문] 최근 탐정법 도입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또 다른 배경에는 간통죄 폐지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는 기존의 간통죄를 두고 위헌 결정을 내렸다. 탐정법 도입의 찬성론자들은 간통죄가 폐지됨에 따라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선 탐정의 정보수집 서비스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간통죄는 형사 사건으로, 경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대상이었지만 이제는 ‘혼인파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즉 민사사건의 영역이 됐다. 이에 대해 김종식 소장은 “간통은 죄가 아니지만 여전히 민사상 부정행위다. 민사 사건은 전적으로 본인이 증거를 수집해 입증해야 한다”며 “(탐정법 도입 이전인) 현재로선 이러한 일을 전문적으로 의뢰하거나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없다”고 간통죄 폐지에 따른 탐정법 도입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역설했다. 

다만 대한변협 측은 최근 간통죄 폐지와 탐정법 도입을 연결 지으려는 움직임에 대해 “간통혐의의 증거 수집은 민간조사의 영역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무조건 탐정법 도입과 이를 연결하려는 것은 결국 (다른 문제점들을 가리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것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으론 이러한 간통행위의 증거수집과 관련해 기존의 흥신(심부름)업자들의 불법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 이상 간통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탐정법 도입 이전엔 결국 기존의 흥신업자들이 이러한 업무를 의뢰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제제 장치가 없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탐정법 도입 찬성론자들은 이러한 기존 흥신업자들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안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에 대해 대한변협 측은 “물론 흥신업자들의 불법 행위가 늘어날 수는 있다. 현재 흥신업은 자유업이며 신고제”라면서도 “하지만 굳이 새로운 자격증을 두면서까지 또 다른 전문직을 만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현재 흥신업의 자격요건을 엄격히 해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반박했다.

한병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