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김현성 사진=FC서울 홈페이지
지난 10일 부산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도 선발출장한 김현성은 2015시즌 FC서울의 공격진에서 가장 많은 출장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동시에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선수다. 그는 10일 현재 K리그 클래식 9경기에서 8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3골을 기록하며 그동안 FC서울 소속으로 리그에서 넣었던 골 수를 이미 넘어섰다. 김현성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1골씩을 기록해 FC서울에서 리그 통산 2골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사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FC서울의 공격진에서 김현성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3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친 에스쿠데로, 지난해 경찰청에서 복귀해 적응을 마친 정조국을 비롯해 입단 후배인 박희성, 윤주태와의 경쟁에서도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상태였다. 지난 3월 에스쿠데로가 이적하며 기회가 주어지는 듯 했지만 ‘국가대표급 공격수’박주영이 영입되며 김현성에 대한 기대는 더욱 줄어들었다.
하지만 김현성은 이같은 주변의 예상을 뒤집고 FC서울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 첫 선발 투입된 김현성은 최용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골을 기록했고, 이후로도 대전, 성남을 상대로 골망을 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FC서울의 공격진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기존 강점인 제공 장악 능력으로 수비진에서 올라오는 롱패스 상황과 세트피스에서 확실한 활약에 이전과는 다른 골 결정력까지 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전까지의 김현성은 ‘만년 유망주’, ‘임대용 공격수’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었다. FC서울의 유스팀 동북고를 졸업한 그는 2009년 FC서울에 입단했다. 1년간 R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2010년 대구로 임대되며 빛을 보기 시작한다. 2년간 대구 임대생 신분으로 리그 35경기에서 8골을 넣은 그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12 런던올림픽 대표로도 선발됐다. 올림픽 대표의 일원으로 팀의 동메달 획득에 기여한 그의 앞길에는 장밋빛 미래만이 드리워 질 줄 알았다.
하지만 팀에는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데얀이 버티고 있었고 김현성은 벤치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았다. 2012년 후반기에는 팀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J리그 시미즈로 임대되기도 했다.
2013시즌을 앞두고 돌아온 친정팀에서도 김현성은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갓 입단한 신인 선수인 박희성에도 때로는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17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더욱 미미한 활약을 펼쳤다.
2년전 대구에서의 활약, 올림픽 동메달로 ‘차세대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던 김현성은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둔 그는 동계 훈련과 시즌준비를 철저히 했고 그 이전에는 4주 군사 훈련까지 다녀오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현성은 언론 인터뷰에서 “적지 않은 나이(만 25세)이기 때문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북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선발 출전하며 시즌 마수걸이 골을 기록한 김현성은 이후로도 광저우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수원과의 수퍼매치 등 큰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며 최용수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다. 대전전에서는 팀 통산 1500골의 주인공이 되며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부산전에 선발 출장하며 어느덧 리그 9경기에 나서 팀내 경쟁자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김현성이다. “공격수는 존재감을 나타내야 한다. 선발·교체를 떠나 주어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말처럼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현성이 확실한 팀내 존재감으로 FC서울을 이끌고 더 높은 위치에서 웃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